美, 마약 제조 물질 밀매 문제 '강력 비판'…中, "상호 존중 기반 대화 모색하라" 반박
"펜타닐 합의가 경제 긴장 종식 아냐"…분석가들, 무역전쟁 장기화 '여지' 경고
"펜타닐 합의가 경제 긴장 종식 아냐"…분석가들, 무역전쟁 장기화 '여지'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펜타닐 문제에 대한 발언을 통해 밀수업자에 대한 사형 위협을 포함한 중국의 "큰 조치"를 언급하면서, 미국 국경을 넘는 화학 전구체의 이동을 억제하려는 그의 의지가 드러나며 향후 협상에서 이 문제가 재차 부상할 것이라는 추측이 촉발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펜타닐 문제가 해결된다면 지난 5월 제네바 회담에서 합의된 90일간의 관세 휴전 이후 오는 8월에는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 긴장이 더욱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심지어 일부는 비록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2020년 무역 협정으로의 복귀를 예상하며 더욱 낙관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중국공상은행(ICBC) 선임 재무관리자이자 중국·세계화 센터(CCG) 비상주 연구원인 마테오 지오반니니는 "펜타닐 문제를 미·중 협상의 잠재적인 '제3 단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며, 특히 워싱턴에서 펜타닐 문제가 정치적으로 두드러진 위치를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위기의 주범을 중국으로 지목하며 지난 3월 4일 중국산 제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고, 천연가스·대두·돼지고기를 포함한 일부 미국 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했다.
지난 5월 스위스 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왕샤오훙(王小洪) 공안부장을 대표단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펜타닐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추측에 불을 지폈지만, 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는 공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뒤이은 1차 회담은 90일간의 휴전과 대부분의 관세 철폐로 이어졌고, 런던에서 이루어진 2차 회담은 수출 통제의 상호 철폐에 초점을 맞췄다. 17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평등과 상호 존중에 기초한 대화를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닉 마로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펜타닐 문제가 양국이 보다 뿌리 깊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펜타닐에 대한 어떤 종류의 합의를 본다고 해서 경제적 긴장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이는 이러한 무역 긴장이 더욱 악화됐으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 다시 불붙을 것임을 의미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마로는 미국이 여전히 시장 장벽, 엄격한 데이터 규칙, 과잉 생산 능력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등 협상에서 자주 제기되는 중국과의 구조적 갈등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미국 무역 협상가 스티븐 올슨은 중국이 양보의 대가로 다가오는 협상에서 구매 약속을 제안할 수 있으며, 일부 관세 완화로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슨은 "특히 이러한 약속이 대두와 같이 중국이 어쨌든 수입할 의향이 있는 부문에 대한 것이라면, 구매 수준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면 중국이 양보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6일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다가오는 미·중 무역 협상이 2020년 1월 체결된 1단계 합의와 "매우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올슨은 당시 협상에서 거의 모든 양보가 중국 측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이번에 중국이 비슷한 합의를 기꺼이 할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도 양보를 얻어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며, 상당한 관세 인하가 아마도 그들 목록의 맨 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오반니니 연구원은 현재의 양국 관계가 이전보다 더 복잡하며 국가 안보, 기술 경쟁, 글로벌 동맹과 같은 무역 이외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협정은 그 범위가 더 넓어지지만 형식적으로는 더 유연할 것"이라면서 "달러 수치보다는 마찰 관리를 위한 안정적인 메커니즘에 더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예상되는 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하면서 "중국의 시장 개방과 국내 및 소비자 생산 증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