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달러환율 비트코인 "고용보고서 충격"

고용보고서가 예상밖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오면서 연준 FOMC가 금리인하 일정을 전면 수정해 "9월 빅컷"을 단행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시카고 금리 선물시장 페드워치에서 빅컷 확률ㅇ리 무려 11%로 나타났다. 고용보고서 발표전 0 %이던 빅컷 전망이 갑자기 크게 높아진 것이다.
◇뉴욕증시 주간 일정 및 연설
9월 8일= 뉴욕 연방준비은행 기대 인플레이션
9월 9일= 고용·임금조사 반영 연례 벤치마크 수정 예비치
9월 11일= 소비자물가지수(CPI)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
9월 12일=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8월 들어서도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노동시장 냉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노동부는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만2천명 증가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만5천명)를 크게 밑돈 수치다.
8월 고용은 의료(3만1천명), 사회지원(1만6천명) 부문이 그나마 고용 증가를 유지했다. 전체 민간 부문 고용은 3만8천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연방정부 고용은 8월 중 1만5천명 감소했다. 연방정부 고용은 정부효율부(DOGE)가 주도한 공공영역 구조조정을 반영해 올해 들어 총 9만7천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6∼7월 고용 증가 폭은 종전 발표 대비 총 2만 1000명 하향 조정됐다. 6월 고용이 '2만7000명 증가'에서 '1만3000명 감소'로 하향 조정됐다. 7월 고용은 7만3천명 증가에서 7만9천명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고용보고서의 시간당 평균임은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올라 시장 전망(3.8%)을 밑돌았다. 실업률은 7월 4.2%에서 8월 4.3%로 상승, 전문가 예상에 부합했다. 미국의 이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장을 전격 경질한 이후 나온 첫 번째 보고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미국의 고용 상황이 최근 3개월 사이에 상당히 악화했음을 보여주는 통계치를 발표하자 해당 통계가 조작됐다며 전임 행정부가 임명했던 맥엔타퍼 국장을 해임하고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E. J. 앤토니를 후임 국장으로 지명했다.
6∼7월 신규 고용이 부진했던 데 이어 8월 들어서도 고용 증가 폭이 2만명 초반대에 머문 것은 미국의 고용 사정이 지속해서 냉각되고 있음을 가리킨다.경제학자들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기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를 초래할 것이란 경고를 지속해왔다. 신규 채용이 최근 몇달 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실업률이 완만하게 상승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최근 노동시장 상황에 대해 "노동 공급과 수요 모두가 뚜렷하게 둔화한 데서 비롯된 특이한 균형"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고용보고서 발표로 연준이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란 기대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은 이날 고용보고서 발표 이전부터 연준이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널리 예상해왔다. 미국 국채 금리가 5%를 웃돌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설립자가 "부채가 부르는 경제 심장마비"를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미국이 거대한 부채 주기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으며, 현재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3년 안에 심각한 부채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리오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자신의 경고를 알렸다. 그는 "우리는 거대한 부채 주기의 후반부에 있다"며 "정책 결정자들이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부채 원리금 상환 문제와 국채 수급 불균형이 겹쳐 부채가 촉발하는 '경제 심장마비'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경영에서 물러난 그가 구체적인 위기 시점을 짚으며 시장에 경고등을 켠 것이다.
실제로 시장 지표는 심상치 않다. 3일 오전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를 넘어섰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사상 최고치에 다가서고 있다. 달리오는 이런 흐름을 두고 "해외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우려 탓에 미국 채권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나친 정부 부채가 미국 달러를 포함한 기축 통화의 매력을 떨어뜨려 금과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미국 정부가 해마다 내는 이자만 약 1조 달러에 이르고, 올해 만기가 돌아와 새로 돈을 빌려 막아야 할 부채 규모는 약 9조 달러나 된다. 특히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GDP 대비 6%를 웃도는 현실을 지적하며, 부채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이 비율을 3%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의 여파를 소화하면서 물가지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는 변동성을 키우며 등락을 거듭했다. 3대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개장했으나 이내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크게 꺾이자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했다. 고용 냉각에 맞춰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해졌으나 경기둔화 우려가 우위를 점했다. 미국 고용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단발성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점 부담과 결부돼 지속적으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재료다. 투자자들은 고용 냉각을 염두에 두며 이번 주 발표되는 두 가지 물가 지표에 주목할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온다.
미국 고용 냉각으로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했고 '빅컷(50bp 금리인하)' 가능성도 소수 의견으로 나오는 만큼 물가 지표에 대한 주목도는 조금 낮아졌다. 시장의 무게가 추가 고용으로 기운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소 뜨겁더라도 시장은 금리인하를 향해 경주마식으로 달릴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 심리를 뒤집으려면 극단적인 수준의 인플레이션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 시각이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까지 기준금리가 75bp 인하될 확률은 65.3%, 100bp 인하될 확률은 7.7%로 반영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강도에 따라 100bp 인하 가능성은 사라질 수 있다.
아메리벳시큐리티즈의 그레고리 라파넬로 미국 금리 담당 총괄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를 웃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은 지금 그 어느 것보다 노동시장 동향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몇 달 뒤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 분위기는 그렇다"고 말했다.장기적으로는 물가 지표가 계속 연준 목표치와 괴리를 보이면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할 것이다.눈앞의 고용 문제가 커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은 서서히 소비와 경제를 갉아먹는 경향이 있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와중에도 소비 둔화와 가계 금융 불안의 그림자는 이미 엄습하는 중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에 90일 이상의 신용카드 연체율은 12.27%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였던 2011년 2분기의 13.7%와 불과 1.4%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 수치다.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8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로는 3.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주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0.43포인트(0.48%) 밀린 45,400.8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0.58포인트(0.32%) 내린 6,481.50, 나스닥종합지수는 7.31포인트(0.03%) 떨어진 21,700.39에 장을 마쳤다.
고용 불안감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부딪히면서 변동성이 커진 하루였다. 미국 노동부는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만2천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7월의 7만9천명 증가보다 5만7천명 적은 수치다. 시장 예상치 7만5천명에도 크게 못 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이 8.2%로 반영되며 재등장했다. 25bp 인하 확률은 91.8%였다. 10월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도 70.8%로 올랐고 75bp 인하 확률도 6.1%로 반영되며 새롭게 등장했다. 개장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업종 전반에 걸쳐 투매가 쏟아지며 주가지수는 빠르게 하락했다. S&P500의 경우 1시간도 안 돼 하락폭이 60포인트를 넘기도 했다. 이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지만 고용 악화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비농업 신규 고용이 곧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창업자에게 1조달러 규모의 보수 패키지를 제안하면서 시가총액 목표치를 8조5천억달러로 제시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3.64% 뛰었다.브로드컴은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주가가 9.41% 급등했다. 100억달러 규모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기대심리를 자극했다.나스닥 지수의 약세와 달리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국한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65% 급등했다. AMD는 6.58% 밀렸지만 TSMC와 ASML이 3% 이상 올랐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5% 넘게 오르는 등 다른 종목이 상쇄했다. 미국 스포츠의류 업체 룰루레몬은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여파로 주가가 18% 넘게 급락했다.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순이자마진 감소가 우려되는 은행주도 대거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3.11%,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13%, 웰스파고는 3.51%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12포인트(0.78%) 내린 15.18을 가리켰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