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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갈등' 아닌 '거래' 중심 對中 정책으로 '변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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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갈등' 아닌 '거래' 중심 對中 정책으로 '변화' 추세

"중국 용인, 미국에 이익이 된다면" 기조…'헤게모니 투쟁'에서 벗어나 '실용주의' 노선
엔비디아 칩 수출 허용, 틱톡 활용 등 '모순된 행보'…전문가 "일관된 전략 없어" 지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D) 정상회의와 별도로 만날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D) 정상회의와 별도로 만날 수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하에서 미국 내 중국에 대한 적대적인 시각이 '미국이 이익을 얻는다면 중국을 용인할 수 있다'는 실용주의적 기조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이는 미·중 관계를 이념적 갈등보다는 거래와 협상 중심으로 재정의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반영하며, 이러한 미묘한 어조 변화는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별도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시진핑 주석과 직접 협상하여 일본과 유사한 주요 무역 협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60만 명에 달하는 중국 학생을 계속 받아들일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중국의 양보를 유도하는 '협상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미묘한 어조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마크 켈리 상원의원이 이끄는 미국 의원들은 '칩 EQUIP 법안'을 제안하며, 연방 지원 및 세금 공제 수혜자가 '우려 중인 외국 기업'으로부터 장비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려 한다.

반면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취임 직전 중국을 "가장 위험한 적"이라고 비난했으나, 최근에는 미·중 관계에서 "전략적 안정을 달성"할 기회에 대해 말하는 등 온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여 압력을 강화했지만, 이제는 무역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트럼프 첫 임기 때 엄격한 수출 통제를 가했던 화웨이에 대해, 이번에는 엔비디아가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불하는 대가로 자사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첫 임기 동안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을 금지하려 했으나, 두 번째 임기에는 젊은 지지자를 확보하기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기업 연구소의 잭 쿠퍼(Zack Cooper)는 현 트럼프 행정부가 "일관된 중국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대통령이 무언가를 결정하기를 기다리거나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추측한 다음 그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첫 임기에는 '헤게모니 투쟁'을 촉구하는 주류 공화당원들이 지배적이었지만, 그의 두 번째 행정부에서는 이러한 목소리가 거의 부재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접근 방식이 공화당 내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70년대 냉전 기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했던 것처럼, 현재의 긴장된 미·중 관계도 '계산된 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

트럼프의 '거래 중심' 외교는 구조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양국이 경제적, 안보적 이해관계를 공유함으로써 일시적인 안정화 기간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시진핑과의 협상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다시 방향을 바꿔 압박 정책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의회와 대중의 정서를 고려할 때, 여전히 미중 관계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