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아메리칸 비트코인, 트럼프 가문의 새 '황금알'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암호화폐 금융회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과 채굴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 Corp.)을 통한 이익은 트럼프 가문의 기존 골프장 및 리조트 사업에서의 자산 가치에 필적한다. 매체는 트럼프 일가의 총자산을 77억 달러(약 10조6700억 원)로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 아들이 지난해 공동으로 설립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은 현재 트럼프 일가의 핵심 투자처로 꼽힌다. 회사는 지난 1일 자체 토큰의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고, 지난달에는 캐나다 상장사 알트5 시그마(Alt5 Sigma)와의 계약을 통해 대규모 토큰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를 통해 트럼프 가문은 6억7000만 달러 이상의 순자산 증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주목을 받는 것은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225억 개의 WLFI 토큰이다. 해당 토큰은 아직 일반 거래는 불가능하지만, 가치가 약 40억 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에릭 트럼프는 아메리칸 비트코인 지분 약 7.5%를 보유하고 있다. 에릭 트럼프의 지분 가치는 한때 평가액 기준으로 10억 달러(약 13조8000억 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역시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지분을 일부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인 맥락도 트럼프 일가의 투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 행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강력한 규제와 소송을 벌였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과 동시에 친(親)암호화폐 기조를 분명히 하며 업계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의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언과 함께 규제 완화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가문의 암호화폐 투자와 정책적 방향성이 교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에릭 트럼프는 공개 석상에서 “지금 당장 비트코인을 사라”고 강조하면서 가문의 투자 행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일가의 행보에 대해 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 정치적 영향력, 가족 기업의 이해관계 및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라는 복합적 요인이 얽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동산 제국으로 불렸던 트럼프 가문이 이제는 가상자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그들의 움직임이 금융권은 물론이고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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