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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中 주재 美 기업 48%, 트럼프 관세 완전 철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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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재 美 기업 48%, 트럼프 관세 완전 철폐 요구

상하이 암참 조사서 무역 불확실성이 사업 운영에 심각한 타격 호소
제조업 리쇼어링 목표와 달리 동남아 51% vs 미국 18% 투자 이전 선호
상하이에 있는 미국 상공회의소는 양국 무역 관계의 변동성으로 인해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에 엄청난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상하이에 있는 미국 상공회의소는 양국 무역 관계의 변동성으로 인해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에 엄청난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의 거의 절반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제품 대상 관세를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AmCham Shanghai)가 10일 발표한 연례 중국 비즈니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254개 기업 중 48%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의 완전 철폐를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5월 19일부터 6월 20일까지 실시됐으며, 미·중 무역 갈등이 현지 미국 기업들에게 미치는 실질적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 90일 휴전으로는 사업 계획 수립 불가능


트럼프는 4월 초 '상호적' 관세를 발표한 후 중국의 보복에 맞서 중국 제품 관세를 100% 이상으로 인상했다. 양측은 5월 회담에서 관세의 상당 부분을 일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고, 8월에는 이 협정을 90일 더 연장했다.

하지만 일시적 휴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는 연초보다 30%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양국 간 무역이 크게 위축됐다. 8월 중국의 미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1% 감소했고, 중국의 미국 수입도 16% 줄었다.

에릭 정(Eric Zheng) 상하이 암참 회장은 "회사를 운영한다면 90일은 사업을 계획하기에는 너무 짧다"며 단기적 휴전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일부 기업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입한 후 완제품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양방향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리쇼어링 목표와 상반된 현실


조사 결과는 트럼프 관세의 핵심 목표인 제조업의 미국 '리쇼어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투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인 응답자의 51%가 동남아시아를 선택한 반면, 미국을 택한 비율은 18%에 그쳤다.

회원사의 거의 3분의 2는 관세 긴장이 중국에서의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으며, 화학, 물류, 산업제조 부문 기업들이 가장 높은 우려를 보였다.

지정학적 긴장이 여전히 중국 경제성장의 가장 큰 도전으로 꼽혔고, 인구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그 뒤를 이었다.

◇ 경영 여건 개선에도 불확실성 지속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영 상황에는 일부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2024년 수익성을 기록했다고 답한 회원사 비율이 2023년 사상 최저치 66%에서 71%로 증가했다. 매출 성장을 기록한 회원사도 50%에서 57%로 늘었다.

규제 환경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48%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2024년 35%에서 상승했다. 특히 의료 부문은 공공 조달의 미리 결정된 가격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압력에서 어느 정도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장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올해 매출 증가를 예상한다고 답한 회원사는 45%에 그쳤고, 향후 3-5년간 중국 경제가 세계 성장률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응답도 30%로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프리 리먼(Jeffrey Lehman) 상하이 암참 회장은 "규제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노력이 회원들에게 주목받았지만 미·중 무역 긴장으로 인해 가려졌다"며 "양국 정부가 국경 간 무역과 투자에 도움이 되는 안정적이고 투명한 프레임워크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