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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AI·보안 기능으로 중국 로봇청소기 '맹공'에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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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AI·보안 기능으로 중국 로봇청소기 '맹공'에 맞선다

"가격 아닌 품질과 편의성으로 승부"… 'AI 칩' 활용해 청소 정확도·보안 강화
LG, 스팀 살균·작아진 도킹 스테이션… 삼성, '녹스 플랫폼' 탑재로 개인 정보 보호
삼성의 최신 로봇 청소기는 바닥과 진공 청소기 자체를 모두 소독하는 증기 살균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의 최신 로봇 청소기는 바닥과 진공 청소기 자체를 모두 소독하는 증기 살균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준수한 성능을 갖춘 중국 로봇청소기가 시장을 장악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과 보안 기능을 앞세워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한국 제조업체들은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과 편의성이라는 차별화된 가치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지난주 베를린에서 열린 IFA 가전전에서 삼성과 LG는 최신 로봇청소기 모델을 공개했다. LG전자의 신형 로봇청소기는 진공청소기 자체와 도크 모두에 찜 기능을 탑재해, 바닥뿐만 아니라 로봇의 걸레 부품도 스팀으로 자동 소독할 수 있다.

또한, AI와 결합된 3D 카메라 및 초음파 센서를 사용하여 주변 물체를 감지하는 능력을 향상시켰다. 도킹 스테이션의 높이를 50cm에서 15cm로 줄인 '미니멀리즘'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신형 로봇청소기는 '녹스(Knox) 플랫폼'을 탑재해 보안을 강화했다. 삼성의 디지털 가전 담당 부사장 정승문은 "이 모델은 더 강력한 보안을 제공한다"며, 로봇이 생성한 사용자 지침과 이미지, 비디오와 같은 정보를 암호화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한 액체 감지 기능을 개선하여, 유색 액체 외에 무색 액체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는 진공청소기를 액체에 대해 걸레 모드로 전환하거나, 단순히 액체를 피하도록 선택할 수 있다.

한국 제조업체들은 2000년경부터 로봇청소기 개발에 참여했지만, 초기 제품은 "높은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좋지 않아" 인기를 얻지 못했다.

미국 리서치 회사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기업 중 4개가 중국 기업이었다. 로보락, 에코백스, 드림테크놀로지가 각각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장악한 반면, 시장 선구자 아이로봇은 5위로 밀려났다.

한국의 주요 가전제품 소매 사이트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 모델의 가격은 2만~3만 엔(약 18만~27만 원) 사이인 반면, 한국 모델은 10만~20만 엔(약 90만~180만 원)으로 가격 차이가 크다.

한국 로봇가전업계 관계자는 "한때 한국 제품은 중국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사치품 전략을 채택해야 했지만, 지금은 비교적 높은 가격에 놀라울 정도로 낮은 성능을 발휘하는 어색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삼성과 LG는 AI, 카메라가 장착된 진공 로봇을 스마트폰 앱과 연결하여 맞춤형 시스템을 만들고, 고객을 자체 생태계 내에 유지하려 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주택 내부 사진이나 이미지를 유출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삼성과 LG의 보안 기능이 상대적으로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