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조 투자·영업이익률 9% 목표…중장기 전략·재무 계획 발표
2030년 555만대 판매 목표…친환경차 330만대·영업이익률 8~9% 제시
HEV·EV·EREV·FCEV 전 영역 아우르는 전동화 라인업 강화
2030년 555만대 판매 목표…친환경차 330만대·영업이익률 8~9% 제시
HEV·EV·EREV·FCEV 전 영역 아우르는 전동화 라인업 강화

현대자동차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첨단 전동화 기술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복합 위기 돌파 의지를 천명했다.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전기차 전 영역을 아우르는 라인업 강화와 혁신 생산기지 확장을 기반으로 2030년 555만대 판매, 영업이익률 8~9%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동화 파워트레인 전 영역을 망라한 기술력과 미래 전략을 내세워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 보호무역 관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뉴욕 맨해튼 '더 셰드(The Shed)'에서 글로벌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등을 대상으로 열렸으며, 해외에서 처음 개최된 CEO 인베스터 데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현대차는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HEV), 현지 전략형 전기차(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후속 수소전기차(FCEV) 등 다양한 친환경 신차를 본격 출시한다.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18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유럽·중국·인도 시장에는 현지 특화 전기차를 투입한다. 이를 통해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 555만대 중 330만대를 친환경차로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생산 능력 확대도 병행한다.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는 2028년까지 연간 50만대 생산체제로 확장되고, 인도 푸네공장과 울산 신공장도 각각 25만대, 20만대 규모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120만대 추가 확보해 판매 목표를 뒷받침한다. 울산 신공장은 내년 1분기 완공돼 연간 20만대 전기차를 유연 생산하는 첨단 제조 기지로 운영될 계획이다.
현대차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배터리 시스템 개발도 예고했다. 차세대 플랫폼은 충전 속도·안전성·진단 기능을 개선하고, 배터리는 용량 대비 에너지 밀도를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 또한 2027년에는 자체 개발한 고성능 배터리·모터 기술을 적용한 EREV를 출시해 충전 스트레스를 줄이고 합리적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57.5%를 기반으로 승용·상용차 라인업을 확장한다. 올해 2세대 넥쏘 출시를 시작으로, 내연기관과 대등한 성능·내구성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수소 생태계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도 강화한다. 차량 하드웨어를 단순화·표준화해 복잡성을 줄이고, 유연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CODA)와 자체 운영체제(Pleos Vehicle OS)를 적용한다. 이를 통해 OTA(무선 업데이트)와 신규 기능을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2026년까지 SDV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는 고성능 '현대 N'과 럭셔리 '제네시스'의 성장을 병행한다. 현대 N은 2030년까지 연간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라인업을 7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EV·HEV 기반 고성능 모델을 추가한다. 제네시스는 올해 약 22만5000대 판매에서 2030년 35만대로 늘리고, 고성능 트림 '제네시스 마그마'와 내년 '르망 24시' 도전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한다.
북미 시장 공략도 강조됐다. 현대차는 1986년 첫 진출 이후 현재까지 205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2028년까지 260억 달러를 추가 투입한다.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중형 픽업트럭, 전기 상용 밴 등 북미 전용 모델을 순차 출시한다. 또한 웨이모·GM과의 협력, 아마존 오토스를 통한 판매 확대 등 현지화 전략도 병행한다.
재무 목표도 구체화했다. 현대차는 2026~2030년 5년간 77조3000억원을 투자해 R&D(30조9000억원), CAPEX(38조3000억원), 전략투자(8조1000억원)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8~9% 달성을 추진한다. 올해 가이던스는 매출 성장률 목표를 5~6%로 상향하고, 영업이익률 목표는 6~7%로 조정했다. 또한 2025~2027년 매년 최소 35% 주주환원률(TSR)과 주당 배당금 1만원 이상을 약속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거점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그룹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톱3에 올랐다"며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또 한 번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