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셧다운 틈타 중국 선제공격, 엔비디아 6% 급락…전문가 "희토류 카드, 중국 고립 부메랑 될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오히려 중국의 국제 고립을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에포크타임스가 보도했다.
중국, 0.1% 희토류 함량도 수출통제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희토류 수출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12월 1일부터 시행하는 이번 조치는 중국산 희토류 함량이 0.1% 이상이거나 중국 기술을 사용한 모든 제품에 수출통제를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배터리 원자재 수출통제는 다음달 8일부터 시행한다.
희토류는 자동차와 전자제품부터 첨단 무기체계까지 현대 제조업에 필수인 핵심 광물이다. 중국은 이 분야에서 거의 독점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이 "매우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이는 나뿐 아니라 자유세계의 모든 지도자에게 진짜 놀라운 일"이라며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회담하지 않을 이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시행 시점은 다음달 1일이다.중국 상무부는 지난 12일 "대화로 우려를 해소하자"며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통제를 실시하면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셧다운 틈타 선제공격"
밀켄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윌리엄 리는 에포크타임스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권투 경기처럼 전개됐는데, 양측이 주먹을 주고받다 갑자기 중국이 강펀치를 날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중국 군사체계에서 성장했으며 나중에 홍콩 지사장을 지낸 베테랑 기자 알렉산더 랴오는 이번 조치가 중국 정권의 계산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 정부 셧다운과 관련한 미국의 취약점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랴오는 중국 정권의 이번 조치가 실질로는 큰 변화가 아니라고 봤다. 새로운 0.1% 기준은 집행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차이점은 베이징이 수출통제를 매우 크게 떠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랴오는 지난 5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정권이 지연 전술을 쓰다가 내년 초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중간선거에서 트럼프를 해치려고 공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유명한 중국 군사 전략가 손자는 '손자병법'에서 적의 방식대로 전쟁을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며 "전쟁 시점, 장소, 방식은 모두 주도권을 잡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당시 말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약 75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 상태다. 약 200만 명의 민간인과 130만 명의 군인 등 필수 인력도 셧다운이 계속되면 오는 15일 급여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에 군인 급여를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가명을 쓰는 미국 기반 사업가 마이크 선은 중국 정권의 보복을 피하려고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양측이 가진 에이스 카드인 중국의 희토류와 미국의 인공지능(AI) 칩은 각국이 자급자족으로 가고 있어 결국 효력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미국이 자체 희토류 공급망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직 카드가 통할 때 최대 효과를 내려고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은 베이징의 최근 희토류 조치가 미국과 중국이 상호 의존을 줄이는 과정을 가속화하면서 협상이 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시 급락, AI 기업 직격탄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 여파는 즉각 미국 증시에 나타났다. 지난 10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3% 떨어졌다. 중국의 새 희토류 수출통제가 AI 기업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가장 첨단 칩에 희토류를 쓰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6% 급락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중국의 최근 수출통제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JP모건이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22년 11월 챗GPT 출시 뒤 S&P 500 지수 수익률과 수익 성장, 투자의 대부분이 AI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경제자문사를 이끄는 리는 "주식시장의 모든 성장이 사실상 AI 거래에 달려 있고, 희토류가 핵심 연결고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약점은 미국 시장"이라며 "관세 전략이 다시 통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겁먹어서 물러날 수 없다"고 말했다.
리가 말한 약속은 6월 런던 회의에서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를 제공하기로 한 합의를 가리킨다. 이는 5월 합의를 뒤집은 것이었다.
선은 미국의 첨단 AI 칩 수출통제와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가 단기로는 여전히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로는 미국이 핵심 분야에서 독자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최근 국내 희토류 기업을 지원하려고 최저가격 보장, 구매 계약, 심지어 수익 보장까지 제공하면서 노력을 강화했다.
선은 워싱턴과 베이징이 더 높은 기본 적대감을 갖고 또 다른 무역협상으로 들어갔으며, 줄다리기는 여전히 희토류 대 AI 칩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희토류 가격이 오를 것이고, AI 칩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고립 심화 전망
중국 관세총국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미중 관세 대치가 시작된 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리는 중국의 내수가 여전히 "매우 약하다"며 소매판매, 민간투자, 부동산 시장 등의 부진한 자료를 지적했다. 그는 "경제 조치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절박해진 시기이며, 매우 강한 외교 정책 노선을 보여줘야 한다"며 "타이완을 공격하자고 말하는 대신, 가장 약한 지점에서 미국을 직접 공격하겠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희토류"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 경제는 갈수록 고립됐다. 서방 국가들이 베이징이 값싼 제품으로 시장을 범람하는 것을 막으려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면서, 중국 정권은 침체한 부동산 시장과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내수는 더는 존속할 수 없는 수출 사업을 위해 만든 제품을 흡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중앙위원회 연례 전체회의를 열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차기 5개년 계획을 정한다. 선은 "베이징이 경제 침체와 긴장된 국제 지정학 환경에서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어 새 5개년 계획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강화한 희토류 수출통제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준다. 선은 "세계가 1950년대 냉전 시기처럼 다시 두 개의 대립 진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에는 러시아가 중국의 하급 파트너"라고 말했다.
랴오는 중국 정권 정책 방향이 오는 10월 말 전체회의 뒤 더 명확해질 것이며, 뒤이은 미국 정책도 더 명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흐름이 계속되면 미국, 유럽, 일본의 동맹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에 더 많은 고립을 뜻한다"고 전망했다.
에포크타임스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모두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이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갔으며 앞으로 더 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상대와 자신에게 고통을 주고 있으며,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트루스소셜에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돕고 싶다"고 썼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