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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쌍둥이 별' CXMT·YMTC, AI 붐 타고 몸집 부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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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쌍둥이 별' CXMT·YMTC, AI 붐 타고 몸집 부풀리기

화웨이도 당황한 배짱 영업…AI 데이터센터 수요 폭발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보다 높은 가격 책정
상하이 증시 86억 달러 IPO 임박…미국 제재 강화 움직임 속 애플·마이크론 '동상이몽'
한국 시장 직진 진출-ASML 장비 규제 한계 속 2030년 마이크론 추월 목표로 대대적 확장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로고와 중국 국기를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로고와 중국 국기를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중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막강한 가격 결정력을 행사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국가적 지원에 의존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술 '공룡'인 화웨이조차 감당하기 힘든 배짱 영업을 펼치며 한국과 미국의 거대 반도체 기업들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 반도체 양대 산맥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극심한 공급 부족과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힘입어 가격 주도권을 완전히 쥐었다.

"화웨이 엔지니어 쫓아냈다"…가격 결정권 쥔 CXMT의 강경 행보


최근 CXMT는 중국 최대 IT 기업인 화웨이에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화웨이가 이에 반발하며 가격 인하를 요구했으나 CXMT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급기야 지난 6월 안후이성 허페이의 CXMT 공장 클린룸에서 연구개발(R&D)을 돕던 화웨이 협력사 엔지니어들을 사전 통보 없이 퇴출시키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 반도체 생태계 내부의 권력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던 CXMT가 세계 4위 DRAM 제조업체로 성장하면서 자국 최대 공룡 기업조차 길들이는 '갑(甲)'의 위치에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CXMT는 최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70억 달러(약 9조 7,000억 원) 규모의 5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고객사를 골라받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최신 서버용 DDR5 메모리 모듈 가격을 한국의 삼성전자 제품보다 높게 책정했음에도 중국 국내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상장으로 실탄 확보…한국 시장 직진 진출까지


강력한 실적을 바탕으로 두 회사의 기업공개(IPO) 작업도 탄력을 받았다. 오는 27일 상하이 증시 상장을 앞둔 CXMT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9% 폭증한 75억 달러를 기록하며 10년간의 적자를 단 6개월 만에 모두 회복했다. YMTC 역시 내부적으로 약 1,48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생산능력 확장 속도도 매섭다. CXMT는 상하이와 허페이에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미국 마이크론의 생산 능력을 제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YMTC 역시 첨단 칩 집중을 위해 글로벌 대기업들이 철수한 소비자용 메모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6월 한국 시장에 직접 자사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제재 포화 속에 갇힌 애플과 ASML 장비의 한계


그러나 글로벌 영토 확장을 노리는 중국 메모리 기업들의 앞날이 탄탄대로만은 아니다. 미 국방부가 이들 기업을 '중국 군수업체'로 지정한 데 이어 미 의회 역시 반도체 장비 접근을 추가로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 조야의 제재 움직임에 글로벌 기업들의 이해관계는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마이크론은 미 정부에 CXMT와 YMTC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로비하는 반면, 애플은 부품 수급 불안을 우려해 미 상무부에 CXMT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외에도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 수급 제한이 중국 기업들의 결정적 약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덜란드 ASML의 첨단 노광장비 도입이 막힌 상황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초고속 AI 메모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비해 여전히 수년 이상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레이 왕 애널리스트는 "노광장비 규제가 강화될 경우 중국 메모리 업체들에게 가장 큰 병목현상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다른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노광장비 공급망에서는 여전히 심각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