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 증권 시장 상장…미래 비전 앞세워 인도 국민 기업 '탈바꿈'

14일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 거래 개시...주식배정청약에 54배 몰려
인도에 기여하는 국민 기업으로 도약하고 인도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비전 발표
인도 고객을 위해 기획한 ‘국민가전’ 라인업 전격 공개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에서 14일(현지시각) 열린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한 LG전자 조주완 CEO가 말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인도법인을 인도 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LG전자는 인도상장으로 1조8000억원을 국내로 조달해 투자자금으로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재무건전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14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인도법인 상장과 미래비전 발표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 참가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와 아쉬쉬 차우한 NSE CEO는 현지 증시 개장시간인 오전 10시 정각에 LG전자 인도법인의 거래를 알리는 의미의 타종을 진행했다.

앞서 LG전자는 인도법인 발행주식의 15%에 해당하는 1억181만5859주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주당 1140루피(한화 약 1만8000원)로 책정됐고 주식배정청약은 공모 주식수의 54배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현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LG전자 인도법인은 1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LG전자는 인도 자본시장에서 1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국내로 조달한다. 이에 금융비용, 차입금비율 등 영향 없이 대규모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재무건전성이 큰 폭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조달 자금을 미래성장 투자에 폭넓게 활용해 성장동력을 확보, 기업가치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장으로 LG전자는 진정한 의미의 현지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으로 현지화 기업의 장점을 살린 사업기회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인도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비전 발표

LG전자가 5월 인도 스리시티에서 세 번째 현지 가전공장 착공식을 열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 LG전자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 나라 로케시 인도 인적자원개발부 장관. 사진=LG전자

조 CEO는 △‘인도를 위해’ △‘인도에서’ △‘인도를 세계로’의 비전을 밝혔다. 14억 인구 대국이자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에서 국민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인도를 위해’는 인도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특화 제품을 선보이는 등 그간 지속적으로 펼쳐 온 맞춤형 전략을 더욱 확대해 인도에 기여하는 현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메이크 인 인디아’는 인도 정부 주도의 제조 부흥 정책에 발맞춰 인도 내 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판매와 서비스 등 전 분야에서 인도 경제성장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비전이다. 1997년 인도에 진출한 LG전자는 기존 노이다, 푸네 공장에 이어 6억 달러를 투자해 스리시티 지역에도 신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LG전자의 인도 내 연간 생산능력은 △냉장고 360만 대 △세탁기 375만 대 △에어컨 470만 대 △에어컨 컴프레서 200만 대 △TV 200만 대에 달한다.

‘메이크 인디아 글로벌’은 이러한 비전을 기반으로 인도를 전사 성장전략의 한 축에 해당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거점 국가로 만들어 간다는 목표다. 인도는 글로벌 무대로 도약을 추진 중으로 LG전자는 파트너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

인도 특화 가전 라인업 공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Sri City) 가전공장. 사진=LG전자.

LG전자는 이날 인도 고객을 위해 기획한 특화 가전 라인업을 전격 공개했다. 그동안 LG전자는 모기퇴치 에어컨이나 세탁물 종류와 무게를 감지하는 AI 모터로 인도 여성들의 일상복 사리의 옷감을 섬세하게 관리해 주는 세탁기, 수질과 수압 상황을 고려해 UV 살균과 스테인리스 저수조를 탑재한 정수기 등 생활환경을 반영한 특화 제품을 지속 선보여 왔다.

인도 국민가전은 △현지 환경에 특화된 편의 기능 △인도 문화를 담은 디자인 △케어 서비스와 구매력을 고려한 가격 등 인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해 개발됐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외 일반 제품군에서 현지 특화 가전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지난 28년간 인도 시장에서 쌓아온 가전 노하우와 인도 전역 1000여 명의 고객 인터뷰를 통해 발굴한 인사이트 등을 기반으로 처음부터 새롭게 가전을 설계했다. LG전자는 내달부터 냉장고·세탁기·에어컨·마이크로오븐 등 총 4종의 특화 가전 라인업을 인도 시장 내 순차 출시할 예정으로 특화 가전들은 전량 현지 생산기지인 노이다와 푸네에서 생산된다.

LG전자 인도법인은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역사회 공헌과 사회활동도 지속 전개해나가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세계적 권위의 글로벌 경영평가기관 GPTW로부터 2년 연속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현지 일자리 창출이나 미래 R&D 인재 육성을 위한 LG희망기술학교, 라이프스굿 영양 식단 등의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조주완 CEO는 “이번 상장으로 인도는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거점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LG전자와 인도법인 성장을 동시에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