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함 진수식에서 처음 공개된 초음속 대함미사일 '해성-5'는 어떤 미사일?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대함미사일 ‘해성-5(Haeseong-5)’가 처음으로 최근 한국의 장보고3 배치-2 '장영실함' 진수식에서 공개됐다. 러시아의 ‘오닉스(Oniks)’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초음속 무기체계로, 국방력 강화와 함께 방산 수출 확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Militarnyi)가 26일 보도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개발한 해성-5는 국산 수직발사체계(K-VLS)에 맞춰 설계됐다. 최근 공개된 잠수함 ‘장영실함’ 진수식에서 처음으로 컨테이너에 장입된 채로 공개됐으며, 외벽에는 ‘Haeseong-5’ 명칭이 새겨져 있었다.

이 미사일의 시험발사는 2021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이뤄져 성공했다.

ADD가 유도 시스템을, LIG넥스원이 탄두와 신관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램제트 엔진을 각각 담당했다. 국방부는 “해성-5는 순항 속도가 마하 1을 크게 상회하며 초음속 비행 능력을 안정적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를 약 550km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한국 해군이 운용 중인 세종대왕급 Batch-II 구축함, KDDX 차세대 구축함, FFX Batch-III 호위함, 합동화력지원함(가칭), 그리고 안창호급 잠수함에 장착될 수준의 성능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해성-5는 단거리 격파 중심의 기존 해성 시리즈에서 속도·관통력을 크게 강화한 모델로, 동북아 해상 교전 환경에서 해군의 억제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핵심 무기”라고 평가했다.


군사 분석가들은 해성-5의 외형이 러시아제 오닉스와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기흡입구 형태와 기수부 형상이 비슷하며, 측면 부스터 대신 추력 벡터링(thrust vectoring) 시스템으로 자세 제어를 수행하는 점도 닮았다.

한 국내 군사 전문가는 “1990년대 이후 한국이 러시아와 탄도미사일 및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협력해 온 기술축적이 해성-5 설계 일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국산화 비율은 전체 체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한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유도장치, 신관, 항법시스템 등은 독자 개발된 부품을 사용하며, 국내 기술로 충분히 재설계·생산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번 해성-5 개발성과를 기반으로 해상형뿐 아니라 공중 발사용 초음속 무기 체계도 병행 개발하고 있다. 사천 항공우주산업 전시회에서 공개된 신형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은 FA-50과 KF-21 전투기 탑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해당 미사일은 램제트 엔진으로 마하 2.5 속도와 300km 사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해성-5와 같은 초음속 체계가 ‘다중 플랫폼 운용성’을 확보할 경우, 해외 시장 진입 시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해군력이 강화되고 있는 국가들은 초음속 대함미사일 도입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해성-5는 단순한 대응형 무기가 아니라, 향후 수출형 무기체계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평가를 받으며 KF-21과 병행한 통합 무기 수출 패키지로 발전할 경우, 전체 방산수출 규모를 확대할 잠재력이 있다.

한국형 초음속 미사일의 실전배치는 한국 해군의 전력 균형 유지뿐 아니라, 향후 아시아 지역 방산 수출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산업계에서는 해성-5가 기술 자립성과 수출 확장성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한국 방위산업의 전략적 위상을 한층 강화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