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장 이끌던 ‘이더리움 재무 전략’, ETF 자금 유출·평가손실 속에 '흔들'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 통신은 리서치 기관 10x 리서치(10x Research)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10x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수개월 동안 비트마인은 시장의 흐름과 서사를 주도했지만, 이제 모든 자금을 투입한 채 13억 달러가 넘는 미실현 손실을 안고 있으며 추가 투자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저명한 예측가이자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공동 창립자인 톰 리가 이끄는 비트마인은 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 재무 전략을 본떠 평균 3909달러에 이더리움 340만 개를 매입한 바 있다.
10x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순자산가치(NAV) 대비 높은 프리미엄으로 비트마인 주식을 매입한 개인 투자자들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는 사람은 없다”는 표현으로 요약했다.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베팅, ‘기업 재무 혁신’ 비전 휘청
블룸버그는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투자 전략이 단순한 재무제표상의 거래가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회사의 대규모 이더리움 매집은 “디지털 자산이 투기 수단을 넘어 기업 재무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거대한 구상을 상징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이더리움 재무 전략’을 통해 스마트 계약과 토큰이 기존의 법적 계약과 자산을 대체하는 새로운 탈중앙화 경제의 초석을 다질 수 있다는 믿음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리에 힘입어 이더리움은 지난 8월 한때 5000달러에 육박했고 7~8월 두 달간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자금은 90억 달러(약 13조 원) 이상에 달했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암호화폐 시장에서 대규모 청산이 발생한 이후 이더리움 ETF에서 8억5000만 달러가 빠져나갔고, 이더리움 선물 미결제 약정 규모도 160억 달러 감소했다.
톰 리 비트마인 회장은 올해 말까지 이더리움이 1만60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데이터업체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비트마인의 시가총액 대비 순자산가치 배수는 지난 7월 5.6배에서 현재 1.2배로 급락했다. 주가도 고점 대비 70% 하락했다.
현재 비트마인 주가는 과거 비트코인 관련 기업들처럼 기초 자산 가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장기적 펀더멘털, 여전히 견고
이더리움 가격이 단기적으로 휘청거리고 있지만, 장기적인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는 이더리움이 여전히 “경쟁 스마트 콘트랙트 네트워크보다 더 많은 온체인 가치를 처리하고 있다”면서 스테이킹 메커니즘을 통해 수익성과 디플레이션 구조를 동시에 갖춘 토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솔라나 등 경쟁 블록체인이 빠르게 부상하고, ETF 자금이 순유출세로 돌아서는 등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는 가운데 “기업의 매수세가 암호화폐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기존 내러티브는 점차 설득력을 잃는 모습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