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테슬라가 공식 판매망조차 갖추지 못한 남미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며 전기차 붐을 이끌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테슬라 없는 남미…“중국차는 가격·유통 모두 앞서”
로이터에 따르면 페루의 신재생에너지 사업가 루이스 즈비박은 지난 2019년 테슬라 모델3를 사기 위해 6400km 떨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주까지 날아갔지만 복잡한 수입 절차와 공식 수입망 부재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그는 다른 개인이 들여온 차량을 사들였고 충전기 접지가 없어 포크를 땅에 박아 충전하는 고육지책을 써야 했다.
이들 중국산 전기차는 테슬라 대비 약 60% 가격에 판매되며 비야디의 경우 올해 안에 페루 리마에만 네 번째 매장을 열 예정이다.
◇ 찬카이항 개항 후 ‘중국차 직수입’ 본격화
중국산 전기차가 남미로 대량 유입된 계기는 지난해 페루 리마 북부에 문을 연 찬카이 초대형 항만이었다. 이 항만은 중국 자본으로 건설됐으며 중국-남미 간 해상 운송 기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시키며 물류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중국 국영 해운사인 코스코는 올해 말까지 1만9000대 이상의 차량을 해당 항만을 통해 수입할 계획이며 이 중 일부는 칠레·에콰도르·콜롬비아 등으로 환적돼 페루가 남미 전기차 물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 시장점유율 치솟는 중국 브랜드…“세 배 저렴하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우루과이 전체 신차 판매의 28%, 칠레는 10.6%, 브라질은 9.4%가 전기차였고 이 중 상당수가 중국산이었다. 특히 우루과이에서는 비야디가 미국 GM과 한국 현대차에 이어 전체 브랜드 중 3위를 차지하며 급부상했다.
우루과이의 한 고급차 딜러는 “중국산 픽업트럭 3대를 사면 전통 브랜드 차량 2대 가격과 맞먹는다”며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비야디의 현지 전기차 가격은 1만9000달러(약 2778만 원)부터 시작되며 지역은행과 협력한 할부상품이나 경품 마케팅도 활발하다.
◇ 브라질도 생산기지화…관세 인상 전 공장 확보
브라질은 현재까지도 중국 전기차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올 초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수송선이 브라질 이타자이 항에 입항해 2만2000대 규모의 중국 차량을 하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중국 브랜드는 관세 회피를 위해 브라질 현지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달 포드자동차가 사용하던 바이아 공장에서 조립을 시작했고 창청자동차는 지난 8월 벤츠 공장을 리모델링해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브라질 정부는 외국산 전기차에 대해 2026년 7월까지 관세를 35%까지 순차적으로 재도입할 계획이어서 현지 공장을 통한 관세 회피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 남미 전기차 점유율은 아직 낮지만 성장세 뚜렷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전기차 보급률은 2배로 증가해 약 4%에 도달했고 각국의 보조금과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성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신차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인 유럽(56%)과 중국(51%)에 비해 미국은 10%, 일본은 2%에 불과하지만 남미 시장은 빠르게 이를 따라잡고 있다는 평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