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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10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 ‘성큼’… “KSS-Ⅲ 2035년 조기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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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10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 ‘성큼’… “KSS-Ⅲ 2035년 조기 배치”

오타와 시티즌 “유일한 대안” 평가… 6년 내 인도·3주 잠항 능력 부각
건조는 한국, 정비는 100% 캐나다서… 현지화 전략으로 수주 쐐기
마크 카니 총리는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계기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장영실함(장보고-III 배치-II)에 직접 승함했다. 사진= 캐나다 프레스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총리는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계기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장영실함(장보고-III 배치-II)에 직접 승함했다. 사진= 캐나다 프레스
한화오션이 총사업비 최대 1200억 캐나다달러(127조 원)에 이르는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해군의 핵심 요구 사항인 조기 전력화경제적 실익을 모두 충족하는 ‘KSS-(도산안창호급)’ 모델을 앞세워 수주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캐나다 유력 일간지 오타와 시티즌은 10(현지시각) 한화오션의 차별화된 수주 전략을 상세히 보도했다.

계약 후 6년 내 인도… 경쟁사 압도하는 속도


캐나다 국방부는 현재 운용 중인 4척의 빅토리아급 잠수함이 노후화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신형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해군은 세계에서 가장 긴 해안선과 북극해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장거리 잠항 능력과 은밀성을 갖춘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을 원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번 제안에서 속도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 해외사업단장(부사장·예비역 해군 소장)한화오션은 계약 체결 후 6년 이내에 첫 번째 KSS-Ⅲ 잠수함을 인도할 준비를 마쳤다캐나다 해군이 목표로 하는 2040년보다 5년 앞선 2035년까지 빅토리아급 함정을 모두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신감은 검증된 건조 역량에서 나온다. KSS-1번 함은 이미 2021년 한국 해군에 인도되어 실전에 배치됐으며, 현재 후속 함정들이 차질 없이 건조되고 있다. 이는 도면상으로만 존재하는 경쟁 모델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한화오션은 거제 조선소에서 현재 5척의 해군 함정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설비 확장이 마무리되는 오는 2028년에는 동시 건조 능력이 8척으로 늘어난다.

‘3주 잠항기술 격차 과시… 운영비 1조 원 절감 효과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Ⅲ는 디젤-전기 추진 방식임에도 핵추진 잠수함에 버금가는 잠항 능력을 자랑한다. 핵심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공기불요추진체계(AIP)의 결합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수중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며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현존하는 재래식 잠수함 중 최장 수준인 3주 이상 잠항이 가능하다.

정 단장은 빅토리아급을 조기에 퇴역시키고 KSS-Ⅲ로 교체하면, 캐나다 정부는 노후 함정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약 10억 캐나다달러(1조 원)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예산 효율성을 중시하는 캐나다 정부에 매력적 제안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비 일감 100% 캐나다에… 파격적인 현지화


한화오션은 단순한 함정 판매를 넘어 캐나다 방위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파격적인 현지화 전략도 내놨다. 전체 사업비(유지·보수 포함 약 1000~1200억 캐나다 달러 추산) 가운데 건조 비용(20~25%)을 제외한 나머지 운영유지(MRO) 사업을 100% 캐나다 기업과 협력해 현지에서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밥콕 캐나다(Babcock Canada), PCL 건설 등 캐나다 현지 유력 기업 10여 곳과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캐나다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 두 곳에 잠수함 정비 시설을 짓고, 예비 부품까지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정 단장은 진정한 주권은 함정 유지 보수 능력을 스스로 갖추는 데서 나온다한화오션은 유지·정비 서비스의 100%를 캐나다 현지에서 수행하겠다고 확약한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강철 또한 캐나다산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승조원 1000명 교육 지원… 韓-加 경제 협력의 새로운 모델


신규 잠수함 도입의 성패를 가를 승조원 교육 훈련 지원책도 구체화했다. KSS-Ⅲ는 30명의 승조원으로 운용할 수 있지만, 최대 50명까지 수용 가능한 거주 구역을 갖췄다. 특히 여성 승조원을 위한 독립된 거주 공간을 확보해 인력 운용의 유연성을 높였다.

한화오션은 최대 1000명에 이르는 캐나다 해군 승조원을 대상으로 교육 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캐나다 해군이 한국 해군의 실제 함정에서 미리 훈련받고, 신형 잠수함이 도착하는 즉시 작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단순히 방산 수출을 넘어 한국과 캐나다 간의 포괄적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 단장은 “KSS-Ⅲ 인도는 양국 간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급변하는 무역 환경 속에서 파트너십을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