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AI와 같은 단계 도달…미중 양자 패권 경쟁 본격화
中 1조 위안(196조원) 투자…미 국방부 '항공모함급 전략자산' 지정
中 1조 위안(196조원) 투자…미 국방부 '항공모함급 전략자산' 지정
이미지 확대보기마켓워치는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양자컴퓨팅이 5년 전 인공지능(AI)이 처했던 상황과 유사한 단계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윌로우 칩, 우주 나이보다 긴 계산 5분에 완료
구글이 지난달 공개한 양자 칩 윌로우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계산하면 우주의 나이(138억년)보다 훨씬 긴 10조 7000억년이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했다. 이번 성과는 30년간 양자컴퓨팅 분야의 핵심 과제였던 오류 수정 문제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알파벳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는 "양자컴퓨팅은 지금 5년 전 AI가 처한 상황과 같다"며 "소수 투자자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는 일반 컴퓨터가 0과 1만 처리하는 것과 달리 '중첩' 원리를 활용해 여러 상태를 동시에 처리한다. 기존 슈퍼컴퓨터로 우주 나이보다 오래 걸리는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 신약 개발, 소재 과학, 물류 최적화 등에 활용 가능하며, 특히 모든 암호를 해독할 수 있어 미 국방부가 주목하고 있다.
미중 양자 패권 경쟁 격화…中, 반도체·양자 등에 207조 원 투입
미국과 중국 간 양자컴퓨팅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존 마르티니스는 "중국이 양자 경쟁에서 나노초 차이로 뒤처져 있다"며 "사실상 막상막하 경쟁"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양자정보과학 글로벌 리더 목표를 선언하고 1조 위안(약 207조 원)을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첨단 핵심 기술 육성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한 연구 예산이 아니라 의지의 표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이미 양자통신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미 국방부도 대응에 나섰다.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최근 양자벤치마킹 이니셔티브에서 11개 기업을 2단계 평가로 진전시켰다. 이는 역대 가장 광범위하고 기술 다양성이 높은 평가다.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의회에 2030년까지 '양자 우선' 국가 목표 채택을 촉구했다.
구글의 윌로우 칩이 주목받는 이유는 계산 능력보다 제조 방식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제조와 유사한 산업급 제작 방식을 사용해 과학 실험실 수준을 벗어났다. 이는 과학적 호기심이 산업으로 전환되는 템플릿이라는 설명이다.
AI가 양자 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양자가 AI를 가속화하는 상승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샌드박스AQ는 올해 2월 청정 에너지용 촉매 발견 속도를 기존 방식 대비 2만배 높인 모델을 공개했다. 아이온큐는 자사 양자컴퓨터가 특정 문제를 기존 슈퍼컴퓨터 전력의 1% 미만으로 해결한다고 밝혔다.
양자 ETF 올해 40% 급등…변동성 주의 필요
디파이언스 퀀텀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40% 가까이 상승하며 양자컴퓨팅에 대한 폭넓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금흐름 대비 약 23배에 거래되고 있어 저렴하지는 않지만, 승자가 50배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과도하지도 않다는 평가다.
허니웰 인터내셔널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퀀티늄은 기술적 전망이 밝다. 트랩 이온 방식으로 물리적 큐비트 대 논리적 큐비트 비율을 약 2대1로 달성했다. 대부분 아키텍처가 오류 수정 논리적 큐비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백 개 물리적 큐비트가 필요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효율성 개선이 '이론적 가능'을 '상업적 실행 가능'으로 전환시킨다는 분석이다.
아이온큐는 DARPA 이니셔티브 2단계로 진출했다. 보안 허가를 받은 전문가들이 이 기업 기술을 진지하게 평가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온에서 작동하는 트랩 이온 아키텍처는 경쟁사들이 남극보다 추운 냉각 시스템이 필요한 것에 비해 의미 있는 장점이다. 다만 주가는 올해 상승했지만 10월 고점 대비 급락을 겪었다.
히타치는 조용한 강자다. 미국인들이 양자가 실재하는지 논쟁하는 동안 일본인들은 제작하고 있었다. 히타치의 양자 이니셔티브는 실리콘 기반 하드웨어, 최적화 시스템, 양자 안전 암호화를 아우른다. 도쿄 거래 주식은 올해 약 27% 상승했다. 보도자료 대신 실질적 작업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양자컴퓨팅 주식의 높은 변동성을 경고하고 있다. 아이온큐 주가는 1월부터 10월 중순까지 3배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후 2개월 만에 3분의 1이 증발했다. 일일 포트폴리오 점검하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술적으로도 과제가 남아 있다. 대규모 오류 수정은 여전히 미해결 상태다. 대부분 양자컴퓨터는 우주 공간보다 추운 온도가 필요하다. 인재풀도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진 회의 규모 정도다.
최종 승자가 아직 상장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2025년 양자에 투자하는 것은 1905년 자동차에 투자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헨리 포드가 모델T를 출시하기 전이었고, 당시 유망 기업 대부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신중한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 소규모 부분을 양자 노출에 배분하고, 변동성을 감수하며, 월간 가격 변동보다 장기 궤적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이론으로 양자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사는 그런 이론에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