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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결산⑨]침체 속 전략 다변화 성공한 가전…모바일·디스플레이 고부가제품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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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결산⑨]침체 속 전략 다변화 성공한 가전…모바일·디스플레이 고부가제품 경쟁력 강화

가전업계, 생산지·판매전략 다변화로 中 저가공세와 美 관세 리스크 돌파
모바일·디스플레이, OLED 최우선 정책으로 고급화…폴더블 라인 확대로 고부가제품 강화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가전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가전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5년은 가전업계가 어려움을 딛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해였다. 중국 가전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강화 정책은 가전업계 성장의 발목을 잡았지만 국내기업들은 구독을 비롯해 현지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등 전략 다변화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모바일과 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제품과 OLED 라인업을 바탕으로 고부가제품군을 육성하면서 기술적 차별화로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업계는 내달 6일(현지시각) 미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경쟁기업들을 앞서는 기술력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가전업계를 비롯해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분야 등에서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초·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를 잇달아 획득하면서 혁신상 218개를 휩쓸었다. 전체 370개 혁신상의 59%에 달하는 것으로 14.0%인 미국과 10.9%를 차지한 중국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이는 여전히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에서 경쟁기업들을 크게 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올해 국내 기업들은 경쟁력 유지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시도해왔다.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강화 전략을 내놓으면서 멕시코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시장에 가전제품을 수출해오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압박했다. 두 회사는 생산지 다변화 전략과 생산성 강화 등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자마자 중국기업들의 저가공세라는 또 다른 위기상황을 맞이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가전업계가 제시한 해결책은 구독, 기업간거래(B2B) 등의 판매전략 다변화와 현지 판매정책 강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독제도를 본격화함으로써 시장 침체가 거론되는 기업대소비자간거래(B2C) 가전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고 LG전자는 인도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대표적인 현지화전략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 B2C사업에 주력했던 것에서 벗어나 B2B사업도 확장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냉난방공조(HVAC)사업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업인 플랙트 그룹을 인수하는데 성공했고 LG전자는 유럽의 온수 솔루션 기업인 노르웨이의 OSO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HVAC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업계관계자는 “올해 가전업계는 연초부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대외환경 불확실이라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소비지가 삼성전자의 두 번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소비지가 삼성전자의 두 번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바일과 디스플레이업계에선 주요 경쟁대상인 중국기업들을 앞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우선 전략이 펼쳐졌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TCL에 매각하고 체질개선을 통해 OLED 제품개발에 기술을 집중했다. 이 같은 전략이 성과를 보이면서 LG디스플레이는 이번 CES에서 세계 최고·최초 모니터용 OLED를 대거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출시한 폴더블 제품 라인업에 OLED제품을 공급하는 등 폴더블 패널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모바일 분야에선 삼성전자가 폴더블 라인업인 갤럭시Z 시리즈의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고부가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다. 7월 출시한 갤럭시Z 플립7·폴드7이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받아 흥행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 두 번 접히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 제품이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완판 릴레이가 지속되고 있다. 경쟁사인 애플이 아직 폴더블 제품을 갖추지 못해 삼성전자의 폴더블 시장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 가전업계·모바일·디스플레이 산업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일부 불안요소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면서 위협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서 많은 가전제품을 제조해 수출하고 있다”면서 “멕시코가 최고 50% 관세 제도 시행을 시사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