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종가 일단 눌렀지만…불안감 여전
이미지 확대보기외환당국 개입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가동으로 일단 1490원선을 위협하던 환율 상승세가 일단 꺾였다. 올해 연말 환율 종가는 12·3 계엄사태로 환율이 치솟았던 지난해(2024년 12월 30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472.5원) 보다는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하락을 일시적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한 데다가 외환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를 대부분 소진했다는 점에서 추세적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원화 약세 심리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일단 1450원선 밑에서 올해 연말 환율이 마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환율은 지난주 초 1480원대까지 치솟으며 연중 고점에 근접했지만, 24일 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수급 안정 대책이 나오면서 24일(-33.8원)과 26일(-9.5원) 이날까지 3거래일 동안 50원 넘게 내렸다.
이에 30일 올해 외환 거래 마감을 하루 앞두고 연말 환율 종가가 지난해 기록한 1472.5원 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 환율 종가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를 기준으로 새해 사업계획과 재무·경영 활동의 지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기업 경영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재무제표상 외화 부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되면서 연말 환율 종가가 높으면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외환당국의 조치로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가 일단 꺾였지만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미국의 정책금리(연 3.50∼3.75%)가 한국(연 2.50%)보다 높고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이 올해보다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미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 배팅 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외환당국이 각종 대책을 쏟아 낸데 이어 외환보유액을 직접 풀고,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물량까지 동원된 상황에서 원화 약세 심리를 꺽지 못한다면 내년에는 쓸 수 있는 카드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엄포에도 환율이 다시 오른다면 외환당국의 정책 능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원화 약세 배팅 심리가 더 확산될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도 1400원 초중반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노무라 등 12개 투자은행의 향후 3개월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평균 1440원으로 집계됐다. 6개월 전망치는 평균 1426원, 12개월 전망치는 평균 1424원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연말 환율 종가를 최대한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원화 약세 베팅 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는 수준은 1450원선으로 제시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심리개선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연말 1450원 마감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11월 중순 이후 환율이 급격한 상승 곡선을 탔는데 이 추세와 심리를 되돌릴 수 있는 1차 조건을 1450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