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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2025년 공약 잇단 파기…테슬라 로보택시·옵티머스 로봇 생산 목표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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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2025년 공약 잇단 파기…테슬라 로보택시·옵티머스 로봇 생산 목표 대폭 축소

테슬라 로보택시 5개 도시→2개 도시, 옵티머스 로봇 5000대→2000대 축소
자율주행 서비스 웨이모에 추월당하고 AI 그록5 출시 2026년 연기…공격적 목표의 그늘
목표 미달성에도 테슬라 주가 27% 급등…1조 달러 보상안 주주 승인 '투자자 신뢰 지속'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1월 20일 미국 워싱턴 D.C. 캐피톨 원 아레나에서 연설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1월 20일 미국 워싱턴 D.C. 캐피톨 원 아레나에서 연설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올해 초 자신의 기업들을 통해 발표한 주요 사업 목표 대부분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택시 서비스 확대와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인공지능(AI) 모델 출시 등 굵직한 공약들이 줄줄이 미뤄지거나 규모가 축소됐다. 디 인포메이션이 지난 28(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머스크는 공격적인 목표 설정과 실제 성과 사이 괴리로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로보택시 10개 도시 공약, 2개 도시 그쳐


머스크는 지난 7월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연말까지 미국 인구 절반에 "규제 승인을 조건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10월에는 목표를 미국 810개 대도시권 출시로 축소했다. 하지만 연말 현재 테슬라는 오스틴과 샌프란시스코 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지 못했으며, 두 도시 모두에서 모든 승객 이동 때마다 인간 감독자가 동승하고 있다는 이용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반면 알파벳 계열사 웨이모는 이미 5개 도시에서 백업 운전자 없이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웨이모는 테슬라보다 훨씬 많은 자율주행 택시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두 예비 인력 없이 오스틴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택시 시장에서 웨이모에 크게 뒤처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42025년 테슬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대대적 기술 도약을 약속하며 "미국 내 많은 도시 운전자들이 연말까지 차 안에서 잠들고 목적지에서 깨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한 상태다.

옵티머스 로봇 생산 목표 60% 삭감


테슬라 내 다른 부문에서도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머스크가 언젠가 회사 가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언급한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지난 3월 연말까지 5000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목표를 2000대로 낮췄다가 이후 더욱 대폭 삭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술적 문제, 특히 손 관련 기술 난제가 옵티머스 생산 확대를 지연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머스크와 스페이스X2026년 옵티머스가 스페이스X의 스타십을 타고 화성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 웹사이트에는 여전히 임무가 내년에 예정돼 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 8202611월이나 12월 옵티머스가 승무원으로 탑승한 스타십 발사 가능성을 "아주 희박하다"고 밝히며, 3년 반 이후 시점이 더 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몇 달간 머스크는 화성 계획 언급을 줄이고, 우주 데이터 센터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과제인 단기 달 탐사 임무를 더 많이 거론하고 있다.

AI 그록5 출시도 20261분기로 연기


머스크는 올해 대부분을 오픈AI와 구글을 따라잡기 위한 AI 기업 xAI 사업에 집중했다. 지난 7xAI는 최신 플래그십 모델인 그록 4를 출시했다. 이어 8월 머스크는 X(구 트위터)에서 xAI가 연말까지 "압도적으로 훌륭한" 모델인 그록 5를 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1월 머스크는 그록 5 출시 시점을 20261분기로 미뤘다.

머스크가 xAI에 집중하면서 소셜미디어 서비스 X에서 보내는 시간은 줄었다. 지난 1월 당시 X 최고경영자(CEO) 린다 야카리노는 X가 올해 후반 비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X 머니라는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며 "올해 X 머니 관련 여러 대형 발표 중 첫 번째"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 3XxAI에 인수됐고, 7월에는 야카리노가 사임했다.

X는 여전히 X 머니를 진행 중이며 현재 드루브 바투라라는 임원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주 금융 규제 당국의 승인을 아직 받지 못했으며, 이는 전국 서비스 출시에 중요한 장애물이다. 규제 당국은 서비스 설계안에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월 머스크는 X 머니가 "내부적으로 출시됐다"고 간략히 밝혔지만 대중 공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가 목표 달성에 반복적으로 실패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그의 비전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올해 테슬라 주가는 27% 상승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로보택시 재무·제품 목표 달성을 조건으로 한 그의 1조 달러(1440조 원) 규모 보상 패키지는 지난달 주주들의 압도적인 승인을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머스크의 공격적인 목표 설정이 장기적 혁신을 추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2026년 테슬라 주가 전망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웨드부시증권은 테슬라 목표주가를 515달러(73만 원)로 제시하며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가 본격화할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GLJ리서치는 전기차 판매 둔화와 경쟁 심화를 이유로 테슬라 주가가 조정받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내년 로보택시와 AI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여부가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