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1 대지진의 교훈… 법적 기준 넘는 ‘과잉 투자’가 만든 초격차
핵심 병기 ‘TASS’로 EUV·석영관 완벽 보호… 가동 중단 ‘제로’ 도전
대만 반도체 생태계의 승리… 글로벌 공급망 우려 불식시킨 리스크 관리
핵심 병기 ‘TASS’로 EUV·석영관 완벽 보호… 가동 중단 ‘제로’ 도전
대만 반도체 생태계의 승리… 글로벌 공급망 우려 불식시킨 리스크 관리
이미지 확대보기디지타임스는 7일(현지시각) “TSMC가 이란(Yilan)현 인근을 강타한 강진에도 피해를 최소화했다”며 “이는 921 대지진 이후 구축한 포괄적 지진 관리 시스템이 가동된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위기에서 얻은 지혜… ‘수조 원’ 손실 막은 선제 투자
이번 지진은 반도체 미세 공정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규모 7.0의 강도였으나, TSMC가 입은 타격은 미미했다. 이는 수천억 원대 손실을 기록했던 직전 사례들과 확연히 대조된다. TSMC는 지난해(2025년) 1월과 2024년 4월 발생한 지진으로 각각 53억 대만달러(약 2440억 원), 30억 대만달러(약 1380억 원)의 손실(보험 공제 후)을 입었다.
반도체 장비 업계는 이번 지진에서 TSMC와 신주과학단지 입주 기업들이 건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TSMC는 1999년 대만 전역을 휩쓴 921 대지진을 기점으로, 법적 규제를 상회하는 고강도 내진 설계를 모든 공장에 적용해 왔다.
특히 2013년부터는 ‘수직형 확산로(Vertical Furnace)’ 하단에 면진 플랫폼 설치를 의무화했다. 수직형 확산로는 웨이퍼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고열로 산화막을 입히는 핵심 장비다. 공간 효율이 좋지만 진동에 취약해 전도 위험이 크다는 단점을 면진 기술로 보완한 것이다. 덕분에 이번 강진에서도 장비 전도를 막고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신속히 복구해 가동 중단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진동 14cm 안으로 묶다… ‘TASS’가 지킨 EUV
이번 방어전의 일등 공신은 ‘TASS(Thin-layer seismic isolator) 유닛’이다. TSMC가 모든 팹(Fab)에 표준으로 도입한 이 장비는 제조 설비 하단을 받치는 얇은 층의 면진 장치다.
MIC사가 공급한 이 시스템은 레일 지지대와 오일 댐퍼를 결합해 지진 발생 시 수평 변위를 강제로 제어한다. 진도 5의 강한 흔들림이 발생해도 장비의 움직임을 14cm 이내로 억제한다. 디지타임스는 “이 장치가 충격에는 강하지만 진동에는 극도로 민감한 ‘석영관(Quartz tube)’의 파손을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하드웨어적 보호막은 대당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보호에도 필수적이다. 나노 단위의 초미세 회로를 그리는 EUV 공정은 미세한 진동에도 수율(양품 비율)이 급락한다. TSMC는 TASS를 통해 진동을 상쇄하고, 즉각적인 가동 중단과 재가동 프로토콜을 연결해 수율 손실을 원천 봉쇄했다.
생태계가 빚은 복원력… 2나노 양산 ‘이상 무’
대만 특유의 밀집된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도 빠른 복구를 거들었다. TSMC는 지진 발생 직후 인근 협력사 엔지니어들을 캠퍼스로 즉각 호출해 설비를 점검하는 유기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TSMC의 주력 생산 기지인 남부과학단지(STSP)는 3나노(nm)와 5·4나노 공정을 100%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양산 증대에 돌입한 2나노 공정 역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가오슝과 신주 바오산 등 주요 거점 공장 3곳 모두 유의미한 피해 보고는 없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단 한 번의 지진으로 라인 전체가 멈출 수 있는 반도체 산업에서 TSMC가 보여준 이번 대응은 리스크 관리의 교과서”라며 “본격적인 2나노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고객사들에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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