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매출 1000억 달러 돌파 ‘독주’…삼성전자는 2위 수성
“SK하이닉스, 소비자용 메모리 철수설”…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가속화
2026년 ‘AI 슈퍼사이클’ 진입…증권가 “숫자로 증명하는 기업이 승자”
“SK하이닉스, 소비자용 메모리 철수설”…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가속화
2026년 ‘AI 슈퍼사이클’ 진입…증권가 “숫자로 증명하는 기업이 승자”
이미지 확대보기IT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는 12일(현지 시각) 발표한 예비 조사 결과에서 2025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7930억 달러(약 1162조 원)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트너는 이번 성장이 AI 프로세서와 HBM 등 AI 관련 반도체가 전체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급성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AI가 가른 희비…SK하이닉스 37% 급성장 vs 인텔 4위 추락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은 단연 AI 인프라 수요다.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5년 매출 1257억 달러(약 184조 원)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63.9% 성장했다. 반도체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 달러 고지를 밟으며 시장 점유율 15.8%로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삼성전자는 매출 725억 달러(약 106조 원)로 2위를 지켰다. 메모리 부문 매출이 13% 늘었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 부진으로 전체 성장률은 10.4%에 그쳤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3위와 4위의 자리바꿈이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HBM 수요 폭증에 힘입어 매출이 37.2% 급증한 606억 달러(약 88조 원)를 기록, 인텔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반면 ‘반도체 제국’으로 불리던 인텔은 매출이 3.9% 줄어든 478억 달러(약 70조 원)에 그치며 4위로 내려앉았다.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의 절반 수준인 6%까지 쪼그라들었다.
라지브 라지푸트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AI 반도체는 전례 없는 성장을 이끌며 2025년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했다”며 “2026년 AI 인프라 지출이 1조3000억 달러(약 1906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이러한 흐름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성 극대화”…SK하이닉스, 소비자용 시장 철수설 제기
AI 반도체 쏠림 현상은 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이 낮은 소비자용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IT 전문매체 노트북체크는 12일 “마이크론이 올해 말 소비자용 D램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소비자용 제품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용(B2B)과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중국 메모리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 등 후발 주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HP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부족한 물량을 채우고자 중국산 메모리 채택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AI 반도체 비중 50% 육박…‘선택과 집중’ 심화
반도체 시장은 ‘AI’와 ‘비(非)AI’로 양극화되는 양상이다. 가트너는 2025년 HBM 매출이 300억 달러(약 43조 원)를 돌파하며 전체 D램 시장의 23%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AI 프로세서 판매액도 2000억 달러(약 293조 원)를 넘어섰다.
업계는 오는 2029년이면 AI 반도체가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HBM과 기업용 SSD(eSSD) 등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약진은 AI 시대에 기술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다만 소비자용 시장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기업의 추격을 허용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6년 ‘슈퍼사이클’ 원년…투자 잣대는 ‘숫자’
올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이 사상 최초로 1조 달러(약 1460조 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슈퍼사이클’의 원년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구축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반도체를 포함한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제 혜택(최대 55%)을 연장하고, 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적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전력망 확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기업들이 글로벌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투자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2025년이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개화기’였다면, 2026년은 실제 수익성으로 증명해야 하는 ‘확산기’”라며 “투자자들은 단순한 설비투자(CAPEX) 경쟁보다는 영업이익률(OPM)과 시장 점유율(M/S)이라는 실질적인 숫자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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