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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경영전략] 함영주號 하나금융, 올해 승부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주도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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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경영전략] 함영주號 하나금융, 올해 승부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주도 사활"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사용-환류 완결된 생태계 주도"
'하나금융-네이버-두나무' 삼각연대 주목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지주
"실생활 연계를 위한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해 코인 유통망을 완성하고, AI 기술 연계 및 통화, 외환 관련 정부정책 공조를 통해 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완결된 생태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2026년 신년사 中>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승부처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지목했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이 해외 송금 분야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파트너사와 적극 제휴하고 선제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면 시장을 선점할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데 두나무가 네이버의 금융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과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하나금융-네이버(핀테크)-두나무(가상자산거래소)'의 삼각 동맹이 현실화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발행-유통-사용-환류' 등 전 과정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다툼에서 앞서기 위해 제휴처를 물색하는 등 물밑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말 하나금융은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프로세스 구축하기 위한 협업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스테이블코인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 가운데, 금융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이 과반(50%+1)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부터 우선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대 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4대 금융그룹을 중심으로 핀테크, 가상자산거래소 등이 참여하는 동맹이 꾸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4대 금융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와 1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의 '은행 파트너' 자리를 하나금융이 선점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 확장에도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써클'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세계 1위 '테더'와도 협업 방안을 논의하며 접점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할 경우 커스터디 사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커스터디 전문기업 비트고(BitGo)와 합작해 비트고 코리아를 설립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5년 12월 1일 명동사옥에서 열린 그룹 출범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며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5년 12월 1일 명동사옥에서 열린 그룹 출범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며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지주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함 회장의 절박함은 신년사 곳곳에서 드러난다. 함 회장은 1964년 이탈리아 북부에서 발생한 바이온트 댐 참사를 언급하면서 "판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금융의 후발주자로서 검증된 방식을 빠르게 취득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효율적으로 시장에 안착해 안정적인 성과를 일궈왔다"면서 그간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에 충실하면서 안정적인 3위로 성장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만큼은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시장 개척에 나서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비은행 부문의 아쉬움도 드러냈다. 함 회장은 "은행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다"면서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도 한계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NH농협은행을 제친 것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IRP계좌의 증권사로의 이탈은 이미 일상화됐고 IMA를 비롯한 새로운 상품의 등장도 더 이상 은행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면서 "가계대출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고, 기업대출과 투자 부문에서는 옥석가리기를 위한 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