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공급 '인볼루션' 늪…베이징 규제도 무용지물, 은(銀) 가격 상승 등 원가 압박 가중
유럽선 '마이너스 전기료' 기현상…중소 업체 도산·구조조정 가속, 2026년 '골든타임'
유럽선 '마이너스 전기료' 기현상…중소 업체 도산·구조조정 가속, 2026년 '골든타임'
이미지 확대보기21일(현지시각) 글로벌 디지털 뉴스 미디어 세마포르 등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태양광 기업들은 지난해 최대 55억 달러(약 7조70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볼루션(내부 출혈 경쟁)'에 갇힌 태양광 공룡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이번 기록적 손실은 수요를 압도하는 '살인적인 공급 과잉'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내 산업을 좀먹는 과도한 가격 경쟁, 즉 '인볼루션(Involution, 내권화)'을 근절하기 위해 캠페인을 벌여왔으나 태양광 부문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점유율 유지를 위한 업체 간의 가혹한 가격 인하 전쟁이 수익성을 완전히 바닥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태양광 셀 제조의 핵심 소재인 은(銀)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 비용 압박까지 더해졌다. 판매가는 떨어지는데 원가는 오르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중국발 저가 패권의 역습…유럽에선 '마이너스 전기료' 발생
중국의 공격적인 생산 확대는 국경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기이한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내에서 소화되지 못한 저렴한 패널들이 대거 유럽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독일 등 일부 지역에서는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 일시적으로 전기 요금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사태가 빈번해졌다.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전기가 반가운 소식이지만, 에너지 기업들과 인프라 투자자들에게는 수익 구조를 파괴하는 '기이한 역학'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중국 제조업 과잉 생산의 전형
중국 태양광 산업의 위기는 중국 제조업 전반의 과잉 생산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의 철강 과잉 생산도 심각한 문제다. 연간 10억 톤 규모의 철강 부문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국내 수요가 2025년 2%, 2026년 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은 1억 톤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중국의 철강 과잉이 국가 경제와 깊이 얽혀 있어 단기 해법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11월 무역 흑자가 1168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1~11월 누적으로는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 호황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제재를 부르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위기와 내수 부진의 악순환
중국의 태양광 산업 위기는 부동산 위기, 디플레이션, 내수 부진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다.
12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의 신축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4% 하락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하락했다. 중고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6.1% 급락하며 가계 자산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11월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1.3% 증가에 그쳐 10월 2.9%에서 급감했고, 고정자산투자는 1~11월 2.6% 감소했다. 생산자물가가 3년째 디플레이션을 지속하며 11월 2.2% 하락한 것은 산업 과잉 생산 능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진핑 주석은 22조 달러에 달하는 가계 저축을 소비로 돌리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중앙경제업무회의에서 베이징은 국내 수요 확대와 적극적 정책 지원을 약속했지만, 외부 불안정과 내부 수요 부족이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26년 '골든타임'
중국 정부가 이 가혹한 가격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보조금 조정이나 생산 쿼터 제한 등 추가적인 개입에 나설지 전 세계 에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대 55억 달러 손실로 중소 업체 도산 및 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전쟁(인볼루션)은 베이징의 산업 통제력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은(銀) 등 귀금속 소재 가격 급등으로 패널 제조 단가가 상승하며 수익성이 추가 악화되고 있다.
유럽 내 과잉 공급 및 전기료 마이너스 현상은 현지 태양광 제조사들의 파산 위기 및 통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중국 태양광 산업의 생존 여부를 가르는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태양광 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은 중국 제조업 전반의 과잉 생산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해가 될 전망이다. 태양광, 철강, 전기차 등 주요 산업에서 공급 과잉과 가격 전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통상 갈등과 중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