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온실가스가 공중보건에 해를 끼친다는 연방 정부의 핵심 판단을 폐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후 정책의 법적 토대를 뒤흔드는 조치로 역대 최대 수준의 규제 완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도입된 이른바 ‘위험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이번 주 공식 폐기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판단은 이산화탄소 등 6종의 온실가스가 공중보건과 복지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연방 정부가 발전소와 자동차 배출가스를 규제하는 핵심 법적 근거로 활용돼 왔다.
◇ 연방 기후 규제의 법적 토대 흔들
위험성 판단이 폐기되면 환경보호청(EPA)이 자동차 연비 기준을 강화하고 발전소 배출을 제한해 온 연방 차원의 기후 규제 체계가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기후 정책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규제 철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은 WSJ와 인터뷰에서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규제 완화”라고 주장했다. 미국 행정부가 마련한 최종 규정에는 자동차 제조사와 산업계에 부과됐던 온실가스 배출 측정·보고·인증·준수 의무를 삭제하고 관련 이행 프로그램과 배출권, 보고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WSJ에 따르면 이 규정은 발전소와 석유·가스 시설 등 고정 배출원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위험성 판단 자체가 폐기될 경우 이들 시설을 규제하는 기존 규정도 향후 철회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화석연료 중심 정책 전환 가속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석유·가스 업계가 과도한 부담이라고 주장해 온 환경 규제를 되돌리는 데 주력해 왔다. 그는 화석연료가 경제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라며 이를 확대하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로 1조달러(약 1460조원) 이상의 규제가 철회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산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또 자동차 한 대당 평균 비용이 2400달러(약 350만 원) 이상 절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공중보건·환경 단체들은 연방 기후 규제가 매년 수십만 건의 조기 사망을 예방해 왔다고 반박하고 있다.
환경단체인 환경보호기금(EDF)은 “위험성 판단을 폐기하면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오염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 일부가 사라진다”며 “미국인들을 더 위험하고 파괴적인 공기로 내모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 주 정부·기업 불확실성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당일 환경보호청에 위험성 판단 유지 여부를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환경보호청은 지난해 7월 이를 공식 폐기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과거에도 법원과 행정부 차원에서 위험성 판단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모두 무산됐다.
이번 조치는 기업들에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방 차원의 규제가 사라질 경우 각 주가 자체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글로벌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미국과 해외 규제 간 괴리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는 연방 규제가 철회될 경우 주 차원에서 배출가스를 독자 규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 석탄·에너지 정책 연계 움직임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은 “에너지의 풍부함이 인간의 번영을 이끈다”며 “특정 에너지원 사용을 억제하기보다 에너지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젤딘 청장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함께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국방부가 구매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웨스트버지니아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등 4개 주에 위치한 석탄 발전소 5곳에 재가동과 설비 개보수를 위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 남동부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테네시밸리공사(TVA)도 폐쇄 예정이던 석탄 발전소 2곳을 계속 운영하는 방안을 곧 표결에 부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 매사추세츠와 뉴욕, 캘리포니아 등 여러 주의 법무장관들은 지난해 9월 의견서를 통해 위험성 판단 폐기가 확립된 법리와 연방대법원 판례, 과학적 합의에 어긋나며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자동차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 경쟁과 향후 정권 교체 가능성을 고려해 완성차 업체들이 배출 저감 투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뉴욕증시] 순환매 흐름 속 다우 지수만 상승](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270&h=173&m=1&simg=2026021101232305634be84d8767411822112019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