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따로 매출 따로’... 서류상 계약과 실제 현금 흐름의 '동떨어진 간극'이 주가 폭락 주범
뉴스케일 루마니아 사업 3년 연기·오클로 경영진 1400억 원 현금화에 시장 '냉소'
국내 원전 기기 업계 "미 현지 프로젝트 지연 예의주시... 공급망 전략 재점검 필요“
뉴스케일 루마니아 사업 3년 연기·오클로 경영진 1400억 원 현금화에 시장 '냉소'
국내 원전 기기 업계 "미 현지 프로젝트 지연 예의주시... 공급망 전략 재점검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에너지의 미래'로 불리던 소형모듈원전(SMR) 섹터가 2026년 들어 '장밋빛 전망'과 '냉혹한 현실' 사이의 가파른 골짜기에 빠졌다.
미국 경제 전문지 모틀리풀(The Motley Fool)의 27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와 오클로(Oklo Inc) 등 주요 SMR 상장사들이 단순한 기술 인증 단계를 넘어 실제 '매출 증명'이라는 가혹한 시험대에 오르며 주가가 급격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서류상의 수주잔고가 실제 현금 흐름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실행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시각이 급격히 보수적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1000% 폭등 뒤 찾아온 20% 급락... '청사진'만으론 부족한 시장의 냉기
하지만 2026년 2월 27일 기준, 시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뉴스케일의 시가총액은 약 40억 달러(약 5조7700억 원) 수준까지 밀려났고, 오클로 역시 약 100억 달러(약 14조4200억 원) 규모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다. 뉴스케일은 19.8%, 오클로는 21.2%나 급락하며 '검은 2월'을 보내고 있다. 이는 시장이 단순히 원자로 설계나 규제 승인이라는 '서류상 성과'를 넘어, 실제 전력을 생산해 매출로 전환하는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프로젝트 지연과 경영진 '엑시트' 잔혹사... K-원전 공급망도 '비상’
이러한 하방 압력의 중심에는 뼈아픈 실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뉴스케일의 상징적 사업인 루마니아 프로젝트는 당초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 2033년으로 3년이나 연기됐다.
이는 프로젝트에 기자재 공급을 준비하던 국내 원전 부품 업계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형 원전 기기 업체 관계자는 "미국 SMR 스타트업들의 프로젝트 지연은 예상 범위 내에 있었으나, 3년 이상의 공기 연장은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 상당한 부담"이라며 "현지 법인을 통해 자금 조달 상황을 면밀히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오클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기술력 입증 이전에 경영진이 대규모 지분 매각에 나서며 시장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클로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2월부터 최근까지 약 1억 달러(약 140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현금화했다. 내부자가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는 사실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내부자가 보는 미래가 시장의 장밋빛 전망과 다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자본 잠식 우려와 주식 가치 희석... '복권'이냐 '투자'냐 기로에 서다
증권가에서는 SMR 섹터의 저점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월가의 한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SMR 주식은 '복권'에 가깝다"며 "실제 상업용 원전이 가동되어 전력을 생산하기 전까지는 끊임없는 자본 확충과 그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을 견뎌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역시 이미 2024년 보고서를 통해 "SMR은 화석 연료를 대체하기에 너무 비싸고 건설 속도가 느려 향후 10~15년 내 실질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정조준한 바 있다.
결국 2026년은 SMR 산업에 있어 '거품'이 걷히고 '내실'을 다지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뉴스케일과 오클로가 마주한 하방 압력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루마니아 프로젝트의 추가 지연을 막고, 경영진이 책임 경영의 의지를 숫자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SMR 시장의 '옥석 가리기'에서 낙오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투자자들 역시 미국 현지에서의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규제 승인 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최소 10년 이상의 초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조언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