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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뒤흔든 ‘K-뷰티’ 돌풍… 저가 공세 넘어 ‘혁신·신뢰’로 시장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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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뒤흔든 ‘K-뷰티’ 돌풍… 저가 공세 넘어 ‘혁신·신뢰’로 시장 재편

코스메티코스·소코박스 등 매출 40~50% 급성장… ‘커피’만큼 일상이 된 한국 화장품
美·中 이어 칠레서도 수입량 753% 폭증… 전문 매장부터 약국 체인까지 파상공세
소코박스(SokoBox)는 지난해 전년 대비 50%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진=소코박스이미지 확대보기
소코박스(SokoBox)는 지난해 전년 대비 50%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진=소코박스
남미의 경제 관문 칠레에서 한국 화장품(K-뷰티)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산업 카테고리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과거 유럽과 북미의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가 독점하던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은 합리적인 가격과 혁신적인 성분, 그리고 빠른 제품 개발 주기를 앞세워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4일(현재시각) 칠레 언론 라 테르세라 닷컴에 따르면, 칠레 내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2019년 대비 750% 이상 폭증하며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코스메티코스’의 10년 칠레 공략기


칠레 최초의 한국 화장품 전문 소매업체인 코스메티코스(Kosmeticos)는 지난 10년간 칠레 시장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산증인이다.

2016년 온라인 판매로 시작한 이들은 현재 칠레 전역에 5개의 대형 매장을 운영하며 연간 약 890만 달러(약 12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정국(데이비드 김) 코스메티코스 CEO는 “10년 전 칠레 소비자들은 고가의 유럽 브랜드와 저가 제품 사이에서 선택의 폭이 좁았다”며 “피부 진정에 탁월한 ‘센텔라’ 라인을 보유한 스킨1004(Skin1004)나 믹순(Mixsoon) 같은 브랜드가 도입되면서 품질과 가격의 완벽한 조화에 열광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칠레 공중보건연구소(ISP)에 공식 등록된 정식 수입 제품이라는 ‘신뢰’가 시장 구축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 소셜 미디어와 옴니채널의 승리… ‘소코박스’의 50% 급성장


또 다른 주요 유통사인 소코박스(SokoBox)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50%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8년 온라인 상점으로 시작해 현재 13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한 소코박스는 미국에서 바이럴된 트렌드가 라틴 아메리카로 즉각 전파되는 ‘디지털 전이’ 현상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로미나 크리팔라니 소코박스 공동 창립자는 “칠레 소비자들은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비교하는 매우 스마트한 구매층”이라며 “미국 셀럽 킴 카다시안이 사용하는 브랜드로 알려진 메디큐브(medicube)나 독점 공급 중인 토코보(TOCOBO) 등은 입고 전부터 고객들이 사진을 들고 와 문의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 약국 체인과 대형 리테일까지 가세… "K-뷰티가 시장 주도"


K-뷰티의 위상은 전문 매장을 넘어 칠레의 주류 유통망인 약국 체인과 대형 편집숍으로 확장되고 있다.

칠레 최대의 미용 편집숍 DBS는 한국 뷰티 카테고리의 가치가 3년 만에 3배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대형 약국 체인인 살코브랜드(Salcobrand) 역시 코스알엑스(COSRX), 라보니타(La Bonita) 등의 브랜드가 기하급수적인 판매 증가를 기록하며 고객들의 필수 구매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확신했다.

60년 전통의 미용 전문 기업 피차라는 화장품 부문 매출이 500% 성장했으며, 이는 한국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폭발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수입량 753% 증가… 칠레, K-뷰티의 남미 거점 부상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2024년 기준 프랑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화장품 수출 강국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이 중 75%가 스킨케어 제품이다.

칠레의 경우 2025년 기준 전체 한국 수입품의 1.5%가 화장품(약 2,560만 달러)일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2019년 이후 누적 수입 증가율은 753%에 달하며, 이는 칠레가 한국 화장품의 라틴 아메리카 진출을 위한 핵심 전략 요충지임을 시사한다.

◇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


칠레 시장에서의 K-뷰티 성공은 전 세계적인 한국 문화(K-Culture)의 영향력과 제품 경쟁력이 결합된 결과다.

칠레 ISP 등록과 같은 까다로운 현지 위생 허가 절차를 소규모 브랜드들이 원활히 통과할 수 있도록 KOTRA와 정부 차원의 법적·행정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기후와 피부 톤에 맞춘 자외선 차단 및 항노화 기능성 제품을 전략적으로 전면에 내세워야 할 것이다.

태평양을 건너는 긴 운송 시간을 단축하고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 현지 물류 센터 확보나 인근 국가(멕시코 등)를 통한 우회 공급망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