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스법 10억 달러 투입해 제조 원가 절반 절감…'블루 UAS'로 비우방국 부품 배제
해상·수중 무인 체계까지 생태계 확장…2027년 '미국산' 요건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해상·수중 무인 체계까지 생태계 확장…2027년 '미국산' 요건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이미지 확대보기미 국방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소형 드론 양산 체제를 가동했다. '드론 도미넌스 프로그램(DDP)'으로 명명된 이 이니셔티브는 헤그세스(Hegseth) 국방장관의 지시로 2025년 12월 출범했으며, 총 11억 달러(약 1조 6500억 원)을 투입해 4단계 건틀릿(Gauntlet) 경쟁을 통해 30만 대 이상의 저가 소모성 단방향 공격 드론(OWA)을 2028년 초까지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월 초, 포트 베닝에서 실시된 1차 건틀릿 결과가 발표되어 최초 11개 업체가 선정되었다.
25개사 참가, 11개사 선정…영국 스카이커터 1위
디펜스 스쿠프에 따르면,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초까지 조지아주 포트 베닝에서 실시된 1차 건틀릿에 25개 업체가 참가했다. 군 운용자가 직접 드론을 조종해 10km 개활지 타격과 1km 도시 환경 타격(최소 2kg 모의 탄두) 임무를 평가한 결과, 11개 업체가 수주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주목할 점은 1위를 차지한 것이 영국 런던 본사의 스카이커터(Skycutter_라는 점이다. 이어 나퍼트리(Napatree), 모달AI(ModalAI), 오티리언(Auterion), 우크라이나 방산업체인 우크라이나 디펜스 드론즈(Ukrainian Defense Drones, UDD), 그리폰 에어로스페이스(Griffon Aerospace), 녹터널 AI(Nokturnal AI), 헤일로 에어로노틱스(Halo Aeronautics), 어센트 에어로시스템즈(Ascent AeroSystems), 퍼라지 프리시전(Farage Precision), 그리고 크라토스 디펜스(Kratos Defense) 등이 선정되었다. 보잉, 록히드 마틴, 제너럴 다이나믹스 등 대형 방산 원청업체는 단 한 곳도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의 대규모 드론 양산 구상은 2023년 바이든 행정부의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이니셔티브에서 시작되었으나, 2025년 여름 목표 시점까지 '수천 대'가 아닌 '수백 대' 수준에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DAWG(Defense Autonomous Warfare Group)'로 개편한 뒤, 2025년 12월 DDP로 발전시켰다. 더 워 존(The War Zone)에 따르면 DDP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사용하는 수백만 대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보수적이지만, 미군이 저가 드론을 광범위하게 전력화하기 위한 가장 구체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비용의 불균형' 전략…5000달러 드론으로 수백만 달러 방공망 소진
DDP의 전략적 핵심은 '비용의 불균형(Cost Asymmetry)'에 있다. 수천 달러짜리 소형 드론으로 수백만 달러짜리 순항미사일이나 방공 미사일을 대체하거나, 적의 고가 방공 자산을 소진시키는 것이 목표다. 밀리터리닷컴에 따르면 에밀 마이클(Emil Michael) 국방 연구·공학차관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배운 것은 영토 분쟁의 최전선이 이제 '로봇 대 로봇'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브레이킹 디펜스는 상원 청문회에서 샤힌(Shaheen) 의원과 블루멘달(Blumenthal) 의원이 "미군은 6개월을 '신속한 일정'이라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2주 단위로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드론 제조업체와의 직접 협력 부족을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미지 확대보기2027년 1월 1일부로 종료되는 '블루 UAS' 예외 조항은 DDP의 공급망 전략에 결정적 변수다. 현재는 블루 UAS 목록에 포함되거나 생산 비용의 65% 이상을 미국 내에서 지출하면 예외가 적용되지만, 이 유예 조치가 끝나면 해외 공급업체들은 미국 내 제조 시설 이전을 사실상 강제받게 된다. 거브콘와이어(GovConWire)에 따르면 미 국방계약관리국(DCMA) 산하 US-X 조직이 '블루 리스트(Blue List)' 웹사이트를 출범해, 전투원들이 검증된 드론과 부품을 중앙집중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제조 역량 자체가 화력'인 시대
DDP가 보여주는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제조 역량 자체가 화력'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보잉이나 록히드 마틴 같은 대형 방산 원청업체가 아닌, 소규모 스타트업과 우크라이나 업체까지 경쟁에 참여하는 구조는, 미국 방산 생태계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한국 방산에는 통신 모듈, 비행 컨트롤러, 센서 등 핵심 부품 공급망 참여 기회가 있지만, 2027년 '미국산 65%' 요건은 단순 부품 수출로는 지속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미국 내 제조 거점 확보, 사이버 보안 인증(FIPS), FCC 규정 준수 등 선제적 투자가 필수적이다.
동시에 한국군 자체의 드론 양산 전략도 점검이 필요하다. 미국이 '제조 역량 자체가 화력'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저가 소모성 드론의 대량 생산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지 않으면, 유사시 '벌떼 작전' 능력에서 주변국과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