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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전력망 폭격 땐 민간 의료·식수 끊겨 인도주의적 대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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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전력망 폭격 땐 민간 의료·식수 끊겨 인도주의적 대재앙

8일 오전 9시(한국시간) 운명의 시간… 美·이란 팽팽한 기 싸움 속 세계 경제 ‘숨죽이기’
소수 화력 발전소에 의존하는 이란 전력망의 비극… 피격 시 국가 기능 ‘셧다운’ 불가피
헤즈볼라·후티 반군 가세 땐 ‘중동 전면전’ 확산… 이스라엘·페르시아만 인프라 ‘조준’
제재 속 복구 불능 상태 빠지는 이란… “사회 시스템 자체를 전쟁 도구 삼는 위험한 선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등 핵심 기반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중동 정세가 마지막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실행될 경우 이란 국내 경제의 완전한 붕괴는 물론,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유례없는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화요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까지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란의 발전소와 주요 교량을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란은 이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는 없을 것이며, 기간 시설 공격 땐 비례적 보복에 나설 것"이라며 강경한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양측의 팽팽한 기 싸움 속에 세계 경제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직면했다.
5일(현지시각) 페르시아어 보도 전문 독립 언론 이란 인터내셔널(Iran International)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란 전력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의 전력망은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소수의 대형 화력 발전소에 극도로 의존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전력을 책임지는 다마반드 복합 화력 발전소나 카스피해 연안의 네카 발전소 등이 타격받을 경우, 단순한 정전을 넘어 국가 기능 자체가 멈출 수 있다.

전력망 붕괴는 곧장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직결된다. 병원의 생명 유지 장치와 의료 시스템은 안정적인 전력 없이는 작동이 불가능하며, 물 펌프와 정수 시설이 멈추면 식수 공급마저 끊기게 된다. 특히 이란은 현재 국제 제재로 인해 발전 설비 부품 수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한 번 파괴된 기반 시설을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갈등의 파장은 이란 본토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이란은 에너지 기반 시설 피격 땐 페르시아만 내 석유 시설이나 해수 담수화 시설, 그리고 이스라엘의 주요 인프라를 조준하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란의 대리 세력들이 해상 수송로 공격에 가담할 경우, 중동 전체가 통제 불능의 전면전 상태로 확산될 위험이 크다.

경제적 후폭풍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매일 약 2,000만 배럴의 석유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는 국제 유가 폭등을 불러왔다.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원유 가격이 치솟았으며, 해운 보험료 상승으로 인한 물류 대란이 아시아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국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와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기반 시설의 무기화’라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경고한다. 국제인도법상 민간인의 삶을 지원하는 기반 시설 공격은 엄격히 제한되지만, 현대 분쟁에서는 이를 강압의 도구로 사용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군대가 아닌 사회 시스템 자체를 전쟁의 압박 지점으로 삼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중동을 넘어 전 세계 안보 지형에 어떤 파국을 몰고 올지 전 세계가 숨죽이며 화요일의 시한을 지켜보고 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