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이란 부셰르 원전 피격"… 러시아 198명 철수, 중동 ‘핵위기’ 현실화

글로벌이코노믹

"이란 부셰르 원전 피격"… 러시아 198명 철수, 중동 ‘핵위기’ 현실화

시설 주변 4번째 타격에 경비원 사망… 로사톰 "더는 안전 보장 못 해"
'통제 불능' 신호탄인가… 푸틴에 긴급 보고, 글로벌 에너지·안보 '핵쇼크' 경고
세계 최대 원자력 기업인 러시아의 로사톰(Rosatom)이 이란 내 '성역'으로 통하던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에서 인력을 대피시키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원자력 기업인 러시아의 로사톰(Rosatom)이 이란 내 '성역'으로 통하던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에서 인력을 대피시키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세계 최대 원자력 기업인 러시아의 로사톰(Rosatom)이 이란 내 '성역'으로 통하던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에서 인력을 대피시키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 4(현지시각) 튀르키예 매체 줌후리예트(Cumhuriyet)와 이란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이란 남서부 부셰르 원전 인근이 외부의 공격을 받아 경비원 1명이 목숨을 잃고 주변 건물이 파손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국지적 충돌을 넘어 중동 전쟁의 화마가 '핵 재앙'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옮겨붙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동 '핵 금기선' 붕괴에 따른 3대 핵심 리스크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동 '핵 금기선' 붕괴에 따른 3대 핵심 리스크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


4차례 반복된 피격… 러시아 "현장 통제권 상실" 시인


러시아 국영 기업 로사톰은 부셰르 원전에서 근무하던 기술 인력 198명을 전격 대피시켰다. 알렉세이 리하체프 로사톰 최고경영자(CEO)"본격적인 대피가 시작되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로사톰 측은 "이전부터 계획된 절차의 마지막 단계"라며 파장을 축소하려 했으나, 시장의 시각은 냉정하다.

이번 공격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부셰르 원전을 정조준한 네 번째 타격이다. 원자로 자체는 파괴되지 않았으나 외부 방어망이 무력화되고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러시아는 자국 인력의 생명 안전을 더는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러시아가 해당 지역의 안보 통제권을 사실상 상실했음을 대외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푸틴에게 날아간 긴급 보고… '핵 금기선' 붕괴의 서막


이번 사태의 위중함은 보고 체계에서도 드러난다. 로사톰 경영진은 사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즉시 보고했다. 이는 부셰르 원전 리스크가 기업 차원을 넘어 러시아와 이란의 전략적 동맹 관계, 나아가 중동 전체의 핵 안보 지형을 뒤흔들 메가톤급 변수라는 점을 증명한다.

국제 원자력 기구(IAEA)가 강조해 온 '군사 충돌 시 핵시설 공격 금지' 원칙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IAEA가 수십 년간 유지해온 핵시설 불가침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원자로 자체보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취약성을 지적한다. 냉각 시스템이 타격받아 방사능이 누출될 경우 중동 전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하는 재앙적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체르노빌형 폭발 가능성은 낮지만, 냉각 상실 시 방사능 유출 위험은 여전히 치명적이다.

'호르무즈 핵 리스크'가 부를 글로벌 경제 쇼크


부셰르 원전의 지정학적 위치는 글로벌 경제에 치명적이다.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해 있어, 이곳의 핵위기는 곧바로 해상 물류 마비와 직결된다.

부셰르 원전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글로벌 경제를 관통하는 크게 세 가지 핵심 리스크를 촉발하고 있다.

우선 '에너지 쇼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원전 인근의 추가 교전이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질 경우, 국제 유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배럴당 150달러(226500)를 돌파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국책연구기관들은 에너지 시설 타격이 본격화되는 시나리오에서 유가가 전쟁 전보다 170% 이상 폭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둘째는 공급망 마비에 따른 '물류 비용 급등'이다. 핵시설 인근 해역이 위험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선박 보험료 할증과 항로 우회가 불가피해졌다. 이는 과거 코로나19 당시의 병목 현상을 재현하며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개입 변수'. 로사톰 인력의 철수는 표면적으로는 거리두기이나, 향후 상황에 따라 인력 재투입이나 군사적 지원이 이뤄질 경우 중동 전쟁이 미·러 대리전으로 격화될 위험이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복합 위기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하야하고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안개 속 핵 안보, 우리가 주시해야 부분


부셰르 원전의 텅 빈 통제실은 중동 전쟁이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세계 최대 원자력 기업인 러시아 로사톰 인력의 공백은 이제 이란 단독의 안전 관리 역량을 시험대에 올렸으며, 이는 곧 전 세계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단순히 전쟁의 승패를 넘어 다음의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부셰르 현장 사찰 재개 여부다. 국제사회의 감시망이 복원되지 않는 한 핵 재앙의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둘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전쟁 보험료 추이다. 보험료 급등은 곧바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마비를 의미한다. 셋째, 러시아의 추가 기술 인력 파견 중단이 얼마나 지속될지다.

전문가들은 이 지표들이 하향 안정화되지 않는 한, 중동발 핵위기는 우리 식탁 물가와 주식 계좌를 직접 타격하는 실체적 공포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핵시설이 전쟁의 직접적인 사정권에 들어온 지금, 국제사회의 기민한 대응과 냉철한 시장 관찰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