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51일' 긴장 최고조…미국 항구 봉쇄에 혁명수비대 '해적 행위' 반발
오는 22일 휴전 시한 임박, 브렌트유 10% 급락 뒤 재상승 불확실성 증폭
오는 22일 휴전 시한 임박, 브렌트유 10% 급락 뒤 재상승 불확실성 증폭
이미지 확대보기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풀리리라 기대했던 국제 금융시장이 하루 만에 찬물을 맞았다. 이란이 18일(현지시각) 지난 17일 일시 개방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미 CNBC, AP, 알자지라 등이 18일 일제히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 이란 항구 봉쇄를 해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협 통항을 다시 군사 통제 아래 두겠다고 선언했고, 이 과정에서 유조선 2척이 총격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해협 통제권 '원상복구'…유조선 피격 잇따라
이란 국영방송(IRIB)은 18일 엑스(X)에 "이란은 협정에 따라 제한된 수의 선박 통과를 허용하려 했으나 미국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봉쇄됐으며 통항에는 이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 대변인 에브라힘 졸파가리 중령은 "해협에 대한 통제권은 이전 상태로 복귀했으며 군 당국의 엄격한 관리 아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를 두고는 "해적 행위이자 해상 약탈"로 규정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같은 날 오만 북동쪽 약 20해리(약 37㎞) 해상에서 유조선 1척이 혁명수비대 소속 무장 고속정 2척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선박과 승조원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는 해상 보안·해운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최소 2척의 상선이 해협 통과 중 총격 피해 보고를 접수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8일 이란 전문가회의에서 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56)는 자신의 텔레그램에 "해군은 적들에게 새로운 쓰라린 패배를 안길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그의 부친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월 28일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
개전 51일…휴전 시한 '나흘' 남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7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는 조건으로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고, 이 시한은 오는 22일 만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이란 문제는 잘 풀리는 듯하다. 주말 내내 협상이 이어진다"면서도 "휴전을 연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봉쇄는 계속되고 유감스럽게도 다시 폭탄을 투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끄는 이란 협상단의 회담은 합의 없이 끝났다.
이란 외교부 사이드 카티브자데 부대변인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추가 협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양측이 기본 틀에 먼저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인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두고 미국은 20년간 전면 동결을, 이란은 3~5년 한시 중단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가 89달러 '줄타기'…한국 중동 원유 의존 70%
해협 재봉쇄 소식에 앞서 17일 국제유가는 통항 재개 기대감에 급락했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물은 10.3% 떨어진 배럴당 89.13달러(약 13만820원),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물은 10.8% 내린 81.28달러(약 11만9300원)에 마감했다.
전쟁 전 70달러(약 10만2740원) 선이던 유가는 한때 110달러(약 16만1450원)를 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선박 수백 척과 선원 약 2만 명이 호르무즈 통항을 기다리며 페르시아만 일대에 발이 묶여 있다.
증권가에서는 "해협 통항이 재개되지 않는 한 일일 약 13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충격도 적지 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2015년 82.3%에서 지난해 71.9%로 낮아졌지만, 수입 원유의 약 95%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관세청 집계상 4월 1~10일 원유 수입액은 28억4200만 달러(약 4조1710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7% 늘었다.
정부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특사로 카자흐스탄·오만·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에 파견해 연말까지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최대 210만t을 확보했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