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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트럼프 대중 정책…‘예측 불가능한 표류’에 빠진 미·중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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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트럼프 대중 정책…‘예측 불가능한 표류’에 빠진 미·중 관계

트럼프의 단기 ‘거래형 외교’와 美 기득권의 장기 ‘봉쇄 전략’ 극명한 대조
5월 정상회담 뒤 쿼드(Quad) 핵심광물 이니셔티브 발표 등 모순적 행보 지속
中, 美 내부 분열 속 ‘동맹 약화’ 기회 노리지만 끈질긴 견제 압박에 고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래주의적 외교 스타일과 미국 외교·안보 기득권층의 전통적인 견제 노선이 충돌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명확한 방향성 없이 '예측 불가능한 표류' 상태로 향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단기적 관계 안정과 실리 챙기기에 집중하는 사이, 현장 외교 기구와 안보 전문가들은 소다자 네트워크를 동원한 장기적 봉쇄망 구축에 열을 올리며 아시아 전역에 전략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5월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4자 안보 대화(Quad·쿼드)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중국을 겨냥한 고강도 견제책을 쏟아냈다.

쿼드 회원국들은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최대 200억 달러(한화 약 30조 원) 규모의 '쿼드 핵심광물 이니셔티브 프레임워크'를 발족하는 한편, 정보 공유 체계를 통합하는 해양 감시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문제는 이러한 봉쇄 움직임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중순 국빈 방문을 통해 '전략적 안정'과 건설적 관계 구축에 합의한 지 불과 2주 만에 단행됐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단기 실리' vs 기득권의 '장기 봉쇄'…워싱턴의 깊은 균열


국제 정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모순적 사태가 미국 외교 정책 내부의 깊은 분열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해부한다.

버크넬 대학교의 주즈촨 정치학 교수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는 심각한 불일치와 모순이 존재한다"며 "워싱턴의 외교·안보 기득권층은 여전히 기술과 공급망 전반에서 중국을 완전히 견제하는 구조적 경쟁을 선호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단기적 이익에 부합하는 생산적 관계를 실용적으로 관리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연설을 통해 베이징을 명시적으로 '위협'이라 규정하지 않고 대만 언급도 피하는 등 이례적으로 부드러운 어조를 취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방하는 '힘을 통한 평화'와 거래적 접근법을 반영한 전술적 후퇴로 풀이된다.

칭화대학교 국제안보전략센터의 쑨청하오 선임연구원은 "이는 단순한 전술 차이가 아니라 가치관의 긴장 관계"라며 "전면적 단절 대신 고위급 거래와 하위 차원의 안보 봉쇄가 기묘하게 공존하는 새로운 역동적 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맹국·적대국 모두 혼란…‘허브 앤 스포크’ 회귀 가능성


이러한 미국의 정책 엇박자는 아시아·태방양 지역 동맹국들에도 심각한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스팀슨 센터의 다니엘 마키 선임 연구원은 "이 괴리는 단순한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가 워싱턴의 진짜 전략적 의도와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블랙홀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키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내내 다자간 협의체인 쿼드를 제도화하기보다는, 과거 미국의 전통적인 1대1 양자 동맹 모델인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체제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결국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거대한 전략적 비전 없이 단기적 합의와 기능적 견제 사이에서 표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양날의 계산…'블록 정치' 와해 기회이자 숨은 압박


미국의 예측 불가능한 노선 변화는 베이징 당국에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경시하고 거래적 외교를 고집할 경우, 서방 중심의 '블록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고 유연한 통상 관계를 선호하는 아시아 이웃 국가들을 중국의 우군으로 끌어들일 유용한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쑨청하오 연구원은 "미국의 압박이 거대 담론 관점에서는 느슨해진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부 구조에서는 기술 통제와 공급망 다변화라는 형태로 훨씬 분산되고 기능적인 방식으로 끈질기게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겉으로는 화려한 정상회담을 통해 갈등이 봉합되는 것처럼 보여도, 실무 관료 체제가 주도하는 끈질긴 '보이지 않는 봉쇄선'이 중국 테크 기업들의 대차대조표와 장기 성장을 지속적으로 조여올 것이라는 통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