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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게시물 1분 만에 200만주 거래…월가 초단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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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게시물 1분 만에 200만주 거래…월가 초단타 경쟁

트루스소셜 API에 고빈도매매사 5곳 가입
월 최대 1억5500만원…AI가 시장 영향 즉시 판단


트루스소셜 로고.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트루스소셜 로고. 사진=챗GP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물을 올리면 인공지능(AI)이 내용을 판독해 주식을 사거나 파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월가의 대형 투자회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자동으로 감시하고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단어를 포착해 순식간에 거래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트루스소셜 운영사는 이보다 빠르게 게시물을 전달하는 고가의 실시간 데이터 서비스 판매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발언을 초고속으로 받아 거래에 활용하려는 월가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게시물 1분 뒤 200만주 이상 거래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실제로 특정 종목의 거래량과 가격을 단시간에 크게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가 금융정보업체 DTN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관련해 올린 게시물 2건의 게시 직후 1분 동안 200만주 이상이 거래됐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와 산업 관련 종목 약 20개의 주가가 2% 넘게 움직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오후 12시38분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순찰하던 아파치 헬리콥터를 격추했다며 미국이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 코노코필립스와 셰브런, EOG리소시스 등 에너지 기업의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가 상승했다.

이틀 뒤인 6월 11일에는 이란과의 협상이 진전되고 있어 그날 저녁으로 예정됐던 공격을 취소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장기적인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번에는 에너지주와 방산주가 즉각 하락했다. 셰브런과 엑손모빌, 방산업체 RTX 등의 거래량이 게시물 직후 빠르게 늘어났다.

◇월 최대 10만달러 초고속 피드 판매

WSJ에 따르면 트루스소셜을 운영하는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TMTG)은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트루스 API’라는 실시간 데이터 서비스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의 월 이용료는 최대 10만달러(약 1억5500만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여러 해 동안 이용하기로 약정한 고객에게는 월 6만달러(약 9300만원)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루스 API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영향력이 큰 계정의 게시물을 금융회사 시스템으로 직접 전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130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해 트루스소셜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계정이다. 그의 아들들과 JD 밴스 부통령의 계정도 서비스 대상에 포함된다.

트럼프미디어의 블라디미르 노바치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폴 브레머 최고매출책임자, 마테우스 바그너 전략기획 담당 이사가 거래회사들을 상대로 서비스 판매 협상을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최소 5개 고빈도매매업체가 트루스 API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TMTG는 트루스 API가 일반 이용자보다 게시물을 먼저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게시물이 모든 이용자에게 공개되는 즉시 별도의 데이터망을 통해 가입 업체에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AI가 ‘이란·휴전’ 판독해 자동 매매

대형 투자회사들은 트루스 API가 나오기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들 시스템은 트루스소셜을 계속 감시하면서 기업명이나 ‘이란’, ‘휴전’처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단어를 찾아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발표에 자주 사용하는 “이 사안에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는 문구도 주요 검색 대상으로 활용된다.

일부 업체는 AI 에이전트를 이용해 게시물의 시장 영향을 평가한다. 분석 결과에 따라 기존 주문을 취소하거나 새로운 매수·매도 주문을 내는 과정이 1초보다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거래회사가 원유 선물 매수 주문을 내놓은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 종료를 발표하면 트루스 API를 통해 게시물을 받은 즉시 매수 주문을 취소할 수 있다. 이후 원유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거래로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조 살루치 테미스트레이딩 공동창업자는 초단타 거래회사들이 경쟁사보다 빨라지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며 트루스소셜의 초고속 피드가 그동안 빠져 있던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고빈도매매업체들은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버를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의 전산장비 근처에 설치하기도 한다. 미국 정부의 경제지표 발표를 빨리 받기 위해 워싱턴DC 인근에 서버를 두는 업체도 있다.

이 시장에서는 경쟁 업체보다 나노초라도 먼저 정보를 받는 것이 거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투자자와 정보 격차 논란

트루스 API의 높은 이용료는 개인투자자와 대형 금융회사 사이의 정보 접근 속도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거래에 활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정도로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높지만 초고속 데이터망과 자동매매 알고리즘을 갖춘 전문 업체의 반응 속도를 따라가기는 어렵다.

옵션 중개업체 베이크레스트의 데이비드 불 전무는 트루스 API가 수익을 얻기 위한 선택적 서비스가 아니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방어적 비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버지니아주의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루스 API가 정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이원화하고 미국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TMTG는 일부 정치인들이 상장기업에 피해를 주기 위해 자유시장에 반하는 사업이라고 잘못 비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관세와 외교·안보 정책뿐 아니라 개별 기업과 산업의 주가까지 움직이는 상황에서 초고속 정보 확보를 둘러싼 월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