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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스타머 총리, 22일 사퇴 발표 채비… 앤디 버넘 전 맨체스터 광역시장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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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스타머 총리, 22일 사퇴 발표 채비… 앤디 버넘 전 맨체스터 광역시장 부상

내각 7명 거취 권고에 노동당 10년새 7번째 총리 교체
길트금리·파운드 출렁… 영국 자산 투자 경계감 확산
2024년 7월 스타머 총리와 버넘 시장.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7월 스타머 총리와 버넘 시장. 사진=연합뉴스
영국 노동당 내부의 권력 이동 움직임이 정치권을 넘어 글로벌 채권·외환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는 22일 오전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사퇴 일정을 발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같은날 CBS뉴스와 CNN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스타머 총리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노동당 내각 인사 다수가 그의 거취를 문제 삼아 온 가운데, 후임으로는 앤디 버넘(Andy Burnham) 전 맨체스터 광역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메이커필드 보궐선거가 가른 권력 지도


가디언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주말 동안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측근들과 사퇴 연설문 초안을 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버넘이 지난 19일 메이커필드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에도 당대표 도전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내각 인사 7명이 지난달 지방선거 이후 그에게 거취를 재고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가디언이 인용한 한 내각 인사는 “버넘과 스타머 모두에게 9월이 가장 합리적인 시점”이라며 “버넘은 다우닝가에 입성할 진영을 꾸릴 시간이 필요하고, 스타머도 퇴장 경로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머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영국은 10년 사이 일곱 번째 총리를 맞게 된다. 피터 카일(Peter Kyle) 기업통상부 장관은 21일 BBC와 만나 “총리직에 도전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면서도 구체적인 사퇴 시점에는 선을 그었다.

찰리 포클너(Charlie Falconer) 노동당 상원의원은 CBS뉴스에 스타머에게 “남은 권위가 거의 없다”며 “버넘과 스타머가 협력하는 합의된 이양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트 금리·파운드화 동요, 트러스 사태 재연 경계


버넘의 부상은 정치 이슈를 넘어 채권시장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CNBC 보도를 종합하면 10년 만기 영국 국채(길트) 금리는 버넘이 메이커필드에서 승리한 직후인 지난 19일 8bp 이상 뛰어 연 4.84%까지 올랐다.

길트 금리는 앞서 지난달에도 정치 불확실성 속에 30년물 기준 1998년 이후 최고치인 연 5.86%까지 치솟은 바 있다. 파운드화 역시 정치 변수가 불거질 때마다 약세 압력을 받아 최근 1파운드=1.32~1.33달러 구간을 오가고 있다.

에버리(Ebury)의 매슈 라이언(Matthew Ryan) 시장전략 헤드는 지난 19일 CNBC에 “시장은 버넘이 영국의 재정 준칙을 시험할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베어그룹(deVere Group)의 나이절 그린(Nigel Green)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채권시장은 2022년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안 파동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채권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버넘이 총리에 오를 경우 복지 지출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지난 3일 기준 버넘의 연내 총리 취임 가능성을 59%로 점쳤으나, 이후 그가 보궐선거에서 압승하면서 그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자산 투자 경계감, 국내 시장도 예의주시


영국의 잦은 총리 교체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도 낯선 변수는 아니다. 영국 국채와 파운드화 표시 자산을 보유한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정치 일정이 구체화하는 9월 노동당 전당대회까지 영국 자산 비중 조절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영국 자본시장이 2022년 트러스 정부 붕괴 당시 단기간에 길트 금리 급등과 파운드화 급락을 겪은 전례가 있는 만큼, 새 지도부의 재정정책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영국 익스포저를 늘리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스타머 총리가 22일 사퇴 일정을 공식화하면 정치 불확실성의 일부는 걷히겠지만, 버넘 체제의 재정 운용 방향이 가늠되기 전까지는 길트 금리와 파운드화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노동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9월 말까지 영국 정치 일정과 국채시장 움직임을 함께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