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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600원 코앞…셀코리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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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600원 코앞…셀코리아 비상

원화값은 장중 최대 0.6% 밀리며 1달러당 1559.10원까지 떨어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원화값은 장중 최대 0.6% 밀리며 1달러당 1559.10원까지 떨어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정세 완화 기대로 잠시 숨을 돌렸던 외환시장에 이번에는 통화정책발 충격파가 밀려들었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원화값은 이날 장중 최대 0.6% 밀리며 1달러당 1559.10원까지 떨어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다.

같은 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 4600억원(9억 4175만달러) 규모를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이 함께 맞물리면서, 원화값 방어선으로 여겨지던 1560원 고지가 다시 위협받는 형국이다.

외국인 '셀 코리아' 8일째…반도체 대형주 동반 약세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3.9%까지 밀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3% 넘게 하락했다.

외국인의 매도 행진은 지난 분기 역대 최대 규모인 58조원(약 375억달러) 순매도의 연장선으로, 글로벌 펀드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편입 한도를 채운 데다 인공지능(AI) 투자를 향한 시장 심리가 흔들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집계로는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 평균이 1484.6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상반기(1493.1원)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48조원 규모를 순매도해 반기 기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외환당국은 지난해 4분기 224억달러, 올해 1분기 136억달러를 시장에 투입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반년간 쏟아부은 50조원 규모의 개입도 원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케빈 워시발 매파 시그널…AI 인플레 경고까지 가세

달러 강세를 이끄는 또 다른 축은 미국 통화정책이다. 시장정보업체 트레이딩키 집계를 보면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연내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점치는 시장 베팅은 일주일 새 25.3%에서 52%로 뛰었고, 12월 회의에서의 인상 확률도 40~50%까지 올라섰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AI 인프라 수요가 끝이 없다"며, 이 흐름이 물가와 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완화 기조로 출발했던 신임 의장발 시장 기대가 한 달여 만에 매파 쪽으로 급선회한 셈이다.

원화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루피아, 필리핀 페소, 태국 바트 등 아시아 통화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엔화는 0.1% 내린 162.70엔으로 1986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고,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0.2% 올랐다.

"1600원 상단 열어둬야"…4분기 이후 반전 가능성 거론


증권가 전망은 시점을 두고 엇갈린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하반기 환율의 단기 상방 위험은 남아 있으나 중장기로는 완만한 하락 경로를 예상한다며, 지정학 리스크 완화와 반도체 수출 개선이 4분기 이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 전망' 세미나에서 원·달러 환율이 향후 3개월간 1480원 안팎을 나타내다 6~12개월 사이 1450원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케빈 워시 의장이 이달 예정된 연준 회의에서 매파와 비둘기파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싣는지, 그리고 반도체 수출 회복이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으로 이어지는지가 하반기 원화값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60원 전고점을 뚫을 경우 마땅한 저항선을 찾기 어려운 만큼, 160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