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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바비, 세력 약화에도 '프랑스 크기' 수증기 폭탄…중국 동부 상륙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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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바비, 세력 약화에도 '프랑스 크기' 수증기 폭탄…중국 동부 상륙 비상

60만 명 대피령·인구 1,000만 원저우 직격…필리핀은 계절풍 겹쳐 17명 사망
기상 전문가 "한반도 주변 기압계 변화 예의주시…간접 영향 가능성 배제 못 해"
일본 이시가키현의 한 항구에서 태풍 바비가 지나가면서 강풍에 나무들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이시가키현의 한 항구에서 태풍 바비가 지나가면서 강풍에 나무들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남부와 대만을 거쳐 북상 중인 태풍 '바비'가 강력한 수증기를 머금은 채 중국 동부 해안 상륙을 앞두고 있어 현지에 비상이 걸렸다. 태풍 자체의 강도는 다소 약화됐으나, 방대한 습운 구역을 형성하고 있어 막대한 폭우 피해가 우려된다.

11일 중국 중앙기상대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태풍 바비의 예상 이동 경로에 위치한 저장성 원저우 일대에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 60만 명 이상을 긴급 대피시켰다. 성별로는 저장성에서 50만 명, 푸젠성에서 10만 명 이상이 안전지대로 이동한 상태다.

현재 예상 경로를 보면 태풍 바비가 한반도로 방향을 틀어 직접적인 강풍이나 폭우를 몰고 올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태풍이 남긴 여파로 인해 다음 주 장마 주기가 더 길어지거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질 수 있으니 기상청 예보를 계속 챙겨볼 필요가 있다.

세력 약화에도 '초대형 습기 폭탄' 유지되는 이유


태풍 바비는 현재 고위도의 차가운 해수면을 지나며 중심 기압이 상승하고 속도가 느려지는 등 지표면상의 세력은 약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상 전문가들은 태풍이 머금은 습기의 규모에 주목한다. 현재 바비가 보유한 수증기 영역은 프랑스 국토 전체 면적에 달할 만큼 방대하다.

기상학적으로 볼 때, 이는 태풍이 북상 과정에서 주변의 풍부한 남서 계절풍과 결합했기 때문이다. 비록 강풍의 반경은 줄었으나 상층의 거대한 비구름대가 유지되고 있어, 일요일인 12일 새벽 인구 1,000만 명의 거대 도시 원저우에 상륙할 경우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철저한 사전 통제 나선 대만…반면 필리핀은 복합 재해로 17명 사망


앞서 태풍의 사정권에 들었던 대만은 정밀한 사전 대피 체계로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대만 중앙기상서의 예보에 따라 산간 취약 지역 주민 1만 4,000여 명이 신속히 대피했으며,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포함한 국제선 920편, 국내선 280편이 선제적으로 결항됐다. 대만 당국이 섬 전체를 사실상 봉쇄하고 관공서와 학교를 휴무로 지정하는 등 예방적 조치를 취한 결과, 대만 내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태풍 중심권에서 다소 떨어진 필리핀은 예기치 못한 복합 재해로 큰 피해를 입었다. 태풍 바비가 북상하면서 주변 기압계를 자극, 남서 계절풍을 이례적으로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필리핀 전역에 장기간 폭우가 쏟아지면서 현재까지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태풍의 직접 강타보다 무서운 '주변부 기류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다.

현지 주민의 차분한 대응과 시사점


폭풍전야의 긴장감 속에서도 중국 현지 주민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대처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원저우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인터뷰 및 외신 리포트를 통해 "과거 태풍 경험을 바탕으로 2~3일 치 식수와 비상식량을 비축했다"며 사재기 없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였다. 노부모를 돕기 위해 빗속을 뚫고 이동하던 천추친(60대) 씨 역시 정부의 대피 인프라를 신뢰한다고 전했다.

국내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태풍 바비의 이동 경로가 한반도 주변 기압계 배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 동부 해안에 상륙한 뒤 세력이 꺾이더라도, 태풍이 방출한 거대한 수증기가 서해안 유입 기류와 만날 경우 국내에도 국지성 호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