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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도 ‘속도전’…건설사 모듈러 도입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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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도 ‘속도전’…건설사 모듈러 도입 경쟁

건설사, OSC·모듈러 적용 확대...AI 수요 급증에 ‘타임 투 마켓’ 부상
유 본부장 “표준 없으면 제각각 만들어 비용 늘어…호환성 높여야”
SK에코플랜트가 시공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연출 이미지. 사진=SK에코플랜트이미지 확대보기
SK에코플랜트가 시공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연출 이미지. 사진=SK에코플랜트

국내 건설사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공정의 상당부분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얼마나 잘 짓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빨리 완공해 가동하느냐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현장 시공 중심이던 데이터센터 건설 방식이 공장 제작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모습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에 모듈러·OSC(Off-Site Construction) 공법을 적용하거나 관련 표준모델 개발에 나서는 등 구축 속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처럼 모든 공정을 현장에서 진행하는 대신 골조와 전력·냉각설비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기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울산 AI 데이터센터에 OSC 공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삼성물산도 춘천 데이터센터에 모듈러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GS건설도 최근 건축 구조와 전력·냉각설비를 사전 제작하는 PMDC 표준모델 개발을 공식화했다. DL건설도 부천 AI 데이터센터의 주요 설비 일부를 사전 모듈화할 계획이다.

건설사들이 현장 공정을 공장으로 옮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속도다. AI용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설치할 데이터센터를 제때 공급하는 ‘타임 투 마켓(TTM)’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때문에 현장에서 기초공사를 하는 동안 공장에서는 골조나 퍼전력·냉각설비를 동시에 만들 수 있어 공사기간을 줄일 여지가 있다.

시장 확대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 1일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2025년 대비 약 1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데이터센터를 보다 빠르고 반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건설 방식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모듈러 건축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가 진행 중이다. 지난 6월에는 공공 발주와 설계·시공 기준, 인증·지원체계 등을 담은 관련 특별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다만 AI 데이터센터를 어디까지 표준화할 수 있느냐는 과제로 남는다. 일반 건축물과 달리 AI 데이터센터는 내부에 들어가는 GPU 등 핵심 장비의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다. GPU 성능과 전력밀도가 높아지면 발열량도 달라지고,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냉각설비의 사양 역시 바뀔 수 있다. 특정 규격으로 미리 만들어 반복 생산하는 모듈러 방식과 빠른 기술 변화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야 하는 셈이다.

유기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에너지연구본부장은 “CPU나 GPU는 계+ 속 바뀌지만 케이스나 파워는 표준화돼 있다”며 “AI 데이터센터도 핵심 장비가 바뀌더라도 공간과 전력·냉각설비에는 일정한 규격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화가 없으면 호환성이 떨어지고 프로젝트별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유 본부장은 “현재는 풀 모듈러와 내부 시스템 중심의 모듈러 방식이 함께 시도되는 단계”라며 “시간이 지나면 비용과 공사기간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이 불필요한 비용을 쓰지 않도록 정부가 기본적인 표준 조건을 제시하고, 시험·실증을 통해 시장에서 활용할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태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taeyun4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