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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 모발연화제 암위험 은폐 혐의 美애리조나주서 첫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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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 모발연화제 암위험 은폐 혐의 美애리조나주서 첫 피소

애리조나주 법무장관, 자궁암 경고 없는 모발연화제 판매로 소비자보호법 위반 제기
연방법원에 유사 소송 1만 2000건 병합…제조사 상대로 첫 재판 내년 시작 예정
로레알과 레블론, 국립보건원 연구가 직접적 인과관계 입증 못 했다며 혐의 부인
파리에 있는 화장품 기업 로레알(L'Oreal) 건물 입구 위로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파리에 있는 화장품 기업 로레알(L'Oreal) 건물 입구 위로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L'Oreal)이 모발 연화제의 암 발병 위험을 숨긴 혐의로 미국 애리조나주 정부가 주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로레알은 미국 주 정부가 모발 연화제 관련 암 위험성 누락 문제로 화장품 제조사에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선 첫 사례가 됐다.

주 정부가 제기한 첫 번째 소송


크리스 메이즈 애리조나주 법무장관은 로레알과 미국 자회사를 상대로 소장을 제출했다. 메이즈 장관은 로레알이 난소암과 자궁암 발생 위험을 알리지 않고 제품을 판매해 주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애리조나주는 암 위험 경고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제품 판매를 중단하도록 법원 명령을 청구했다. 이와 함께 징벌적 제재금 부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번 소송은 기업이 이익을 위해 소비자 안전을 뒷전으로 미루었다는 점을 지목한다.

1만 2000건의 집단 소송 병합 심리


현재 시카고 일리노이 북부 연방지방법원에는 전국에서 접수된 유사 소송 1만 2000건 이상이 다구역 소송 절차로 병합돼 있다. 다구역 소송은 전국 관할 법원에 흩어진 소송을 한곳에 모아 효율적으로 심리하는 제도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번 병합 소송의 첫 재판은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

소송 대상은 '다크 앤 러블리'와 '옵티멈' 등 모발을 곧게 펼 때 사용하는 스트레이트너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아프리카계 여성들이 주로 구매해 왔다.

소장은 화장품 기업들이 수세기 동안 이어진 사회적 압박과 미용 기준을 이용해 제품을 판매해 왔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원 연구와 과학적 인과관계 쟁점


법정 공방의 계기는 2022년 미국 국립보건원이 발표한 연구 논문이다. 연구진은 화학적 모발 스트레이트너를 연간 4회 이상 사용하는 여성의 자궁암 발병 위험이 비사용자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발표 이후 피해를 주장하는 환자와 가족들의 소송이 잇따랐다. 원고 측은 치료비와 제품 구입비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피고에는 로레알 외에도 레블론과 소프트신카슨 같은 제조사들이 포함됐다.

기업들은 소송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로레알 USA 대변인은 자사 제품의 안전성을 확신하며 원고 측 주장에 법적·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로레알 측은 국립보건원 연구가 제품 사용과 암 발병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레블론 역시 암 발병과의 연관성을 부정했다.

이번 재판은 모발 연화제 화학 물질과 암 발병 사이의 의학적 인과관계를 법원이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과학적 증거 검증 결과에 따라 향후 글로벌 화장품 업계의 배상 책임 규모와 제품 라벨 표시 기준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