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8월 순수전기차 등록 52% 폭증…충전식 차종 판매 비중 3분의 1 돌파
- 독일 휘발유 리터당 3577원 돌파…가정 충전비 기름값 대비 70% 절감 효과
- 유럽 장악 나선 중국차 점유율 12% 육박…한국 배터리 공급망 납품 단가 방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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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유럽자동차제조협회는 2026년 8월 유럽 전역의 순수전기차 등록 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9월 24일(현지시각) 중동 분쟁 여파로 독일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31유로(약 3577원, 갤런당 약 1만 3590원)까지 치솟자, 가계가 운행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전기차 구매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화석연료 가격 압박이 이끈 유럽 내 소비 흐름 변화는 현지에 친환경 차종을 수출하는 현대차와 기아, 유럽 생산기지를 가동 중인 한국 배터리 기업 출하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유가 급등이 촉발한 유지비 부담과 운송 현장 혼란
지정학 갈등이 부른 에너지 비용 상승이 내연기관 차량 운행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럽 연료 시장 불안이 번졌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 여파로 유럽 승용차의 30%를 차지하는 디젤 연료 공급마저 축소됐다.
프랑스 살퀴랑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자크 베스는 운전자들이 더 이상 기름을 가득 채우지 못한다며 유류세 인하가 없으면 사회적 반발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차량 선택 기준도 달라졌다. 스텔란티스 산하 시트로엥 브랜드의 자비에 샤르돈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연료비 상승으로 운행 비용 문제가 소비자에게 매우 구체화됐다고 짚었다. 그는 전기차 마련은 이제 기술적 선호가 아니라 경제적 실익을 따진 결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70% 저렴한 충전비와 12% 턱밑까지 다가온 중국 공세
전기 충전비와 내연기관 주유비의 격차는 실제 수치로 확인된다. 독일 가격 비교 전문 사이트 베리복스 조사에 따르면 독일 가정에서 전기차를 완속 충전하는 비용은 동일 차급 휘발유 차량 주유비 대비 70% 저렴하다. 유지비 격차가 벌어지면서 8월 기준 유럽 전체 신차 판매량 가운데 플러그를 연결하는 충전식 차량 비중은 3분의 1을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전기차 등록이 75% 급증하며 수요 확대를 이끌었고 프랑스 판매량도 2배 이상 늘어났다. 8월 유럽 전체 신차 등록 대수는 5.3% 증가했다. 르노가 1만 9490유로(약 3018만 원) 수준의 트윙고 이테크를 내놓고 스코다가 3만 7890유로(약 5867만 원) 상당의 엘록을 선보이는 등 중저가 모델 출시도 잇따랐다. 독일 정부는 중저소득층에 최대 6000유로(약 929만 원)의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프랑스는 월 100유로(약 15만 원) 미만 임대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유럽 전통 제조사들은 실적 충격에 직면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정책 변화 여파로 전년도에 254억 유로(약 39조 3300억 원)의 감액 손실을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글로벌 감원 규모를 10만 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사이 중국 업체들은 유럽 침투율을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 통계에 따르면 8월 유럽 신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인 12%에 육박했다. 비야디는 소형차 돌핀 서프를 2만 2990유로(약 3560만 원)에 내놓고 이탈리아에서 최대 1만 1600유로(약 1796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 시장 판매선 회복 기회와 현지 배터리 단가 압박
유럽 전기차 수요 확대는 한국 자동차와 배터리 공급망에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안긴다. 현대차와 기아는 소형 전기차 모델을 앞세워 현지 판매 반등을 노릴 수 있는 환경을 맞았다. 폴란드와 헝가리에 생산거점을 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는 침체했던 현지 생산라인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만 시장 이면의 단가 압박은 부담 요인이다. 유럽 완성차 제조사들이 12%까지 치고 올라온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에 대응해 보급형 차종 가격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지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한국 제조사들에 납품 단가 인하 압박으로 번질 수 있다.
유럽 시장의 전환 국면에서 한국 기업들은 현지 공장 가동률을 회복하면서 보급형 배터리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대응하는 흐름을 보인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이 완화돼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미국 행정부가 검토 중인 디젤 수출 제한이 철회돼 유럽 내 연료 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내려앉을 경우, 가계의 전기차 조기 교체 압박이 줄어들면서 수요 회복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