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모터·반도체 자체 수직계열화가 가격 경쟁력의 핵심
전기차 부문 테슬라 제치고 3만9000대 판매로 호주 1위 등극
사이버 보안 조사 및 충돌 안전성 감점 등 해소할 과제 산적
전기차 부문 테슬라 제치고 3만9000대 판매로 호주 1위 등극
사이버 보안 조사 및 충돌 안전성 감점 등 해소할 과제 산적
이미지 확대보기2026년 첫 8개월 동안 BYD는 호주에서 6만8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토요타에 이어 판매 2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전기차 부문에서는 3만9000대 이상을 팔아 테슬라를 제치고 호주 최대 전기차 브랜드가 됐다.
호주 현지 매체 인사이드 리테일 오스트레일리아는 10월 5일(현지시각) BYD의 급성장 배경을 집중 분석했다. 멜버른 대학교 밀라드 하가니 부교수가 작성한 이 기사는 BYD가 단기간에 호주 시장 판도를 바꾼 과정을 네 가지 요인으로 정리한다.
배터리에서 시작된 성장 서사
1995년 왕촨푸는 29세에 선전에서 소규모 팀과 함께 BYD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니켈-카드뮴 충전식 배터리를 생산했고, 이후 리튬 이온 배터리로 영역을 넓혔다. 2000년에는 모토로라의 첫 번째 중국산 리튬 이온 배터리 공급사가 됐고, 2002년에는 노키아와도 거래를 시작하며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자동차산업 진출은 2003년에 이루어졌다. 경영난에 빠진 중국 제조사를 인수했고, 첫 가솔린 모델인 F3를 2005년에 출시했다. 전동화 전환은 그보다 앞서 준비됐다. 2008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F3DM을 선보였다.
같은 해 미국 투자자 워런 버핏이 약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9.9%를 확보했다. 2011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BYD를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그들의 차는 경쟁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를 바꿨다.
수직계열화와 배터리 기술의 결합
BYD 성장의 첫 번째 동력은 높은 수준의 수직계열화다. 배터리, 전기 모터, 전력 전자 장치는 물론 차량에 필요한 일부 반도체까지 자체 생산한다. 외부 공급업체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과 생산 비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호주 등 해외시장으로 차량을 운송하기 위해 자체 선박도 보유하고 운영한다.
두 번째 동력은 제품 구성의 유연성이다. 순수 전기차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판매해, 완전한 전기차 전환을 주저하는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제공했다.
네 번째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다. 제조업체 직접 보조금과 전기차 소비자 대상 세금 혜택이 BYD의 성장 기반이 됐다. 호주 판매 수치는 이 전략들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6월 한 달 동안 BYD와 토요타의 판매량 차이는 243대에 불과했다. 누적 기준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는 토요타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기차 분야에서 BYD는 테슬라를 앞서며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BYD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020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약 19만 대였다. 2025년 당시 460만 대 달성을 목표로 세웠으며, 이 중 226만 대는 순수 전기차로 채울 계획이었다. 같은 해 테슬라의 예상 순수 전기차 판매량인 164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보안 논란과 안전성 평가 과제
빠른 성장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따른다. 높은 관세와 국가안보 우려로 BYD 승용차는 미국에서 사실상 판매되지 않고 있다. 호주에서는 공영방송 ABC의 시사 프로그램 포 코너스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픽업트럭 샤크 6의 기능에 사이버 보안 전문가가 원격으로 접속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보안 우려를 키웠다.
샤크 6는 2026년 상반기에만 약 9500대가 팔린 모델이다. 안전성 평가기관 ANCAP은 샤크 6에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했다. 다만 차량의 크기, 무게, 전면부 설계가 상대 차량 탑승자에게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충돌 적합성 평가에서 감점을 적용했다.
샤크 6는 포드 레인저 일부 모델을 포함한 호주의 대형 픽업트럭들보다 큰 차체를 가졌다. 수십 년간 일본 브랜드가 주도하고 미국, 한국, 유럽 제조사들이 각축을 벌여온 호주 자동차 시장에서, BYD는 불과 몇 년 만에 판매 순위 2위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신차 판매 기준 2026년 상반기 호주 전기차 판매 비중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5.8%를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생태계 재편과 파급영향
BYD의 호주 시장 안착은 전통 완성차 업계의 가격 인하 압박을 가중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이끌고 있다.
특히 동남아와 호주 시장에서 검증된 가격 경쟁력과 수직계열화 모델은 한국 완성차 업계의 수출 전선과 글로벌 가격 전략에도 적지 않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현지 보안 규제 강화와 주요국의 무역 장벽이 변수로 작용할 경우 이러한 확장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