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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각료들 "리플레 끝났다" 연쇄 선언…시장은 "말뿐인 엔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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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각료들 "리플레 끝났다" 연쇄 선언…시장은 "말뿐인 엔저"

다카이치 총리 8일 국회서 "리플레 필요 국면 아니다"…중앙은행 자율성 존중 천명
재무상·경제재정담당상 릴레이 선언…美 트럼프 진영 엔저 불만 차단 노림수
금리 인상 더디고 확장 재정 지속…시장선 "연말 2027년도 예산안 편성이 진짜 시험대"
일본 정부 수뇌부가 과거 아베노믹스를 상징하던 통화 완화와 재정 확대 중심의 리플레이션 정책에서 공식 탈피했다고 잇따라 선언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정부 수뇌부가 과거 아베노믹스를 상징하던 통화 완화와 재정 확대 중심의 리플레이션 정책에서 공식 탈피했다고 잇따라 선언했다. 사진=로이터

일본 정부 수뇌부가 과거 아베노믹스를 상징하던 통화 완화와 재정 확대 중심의 리플레이션 정책에서 공식 탈피했다고 잇따라 선언했다.

일본 현지 언론은 8일 내각 수뇌부가 국회 답변과 공식 석상을 통해 초완화 통화정책과의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엔화 가치 하락을 유도한다는 미국의 통상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외교적 의도지만, 금융시장은 여전히 확장적인 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탈리플 선언과 美 엔저 압박 차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8일 중의원 본회의 답변에서 "지금은 리플레이션 정책이 필요한 국면이 전혀 아니다"라며 경기 부양책과의 결별을 단언했다. 이어 금융 정책의 사령탑인 일본은행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뜻을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인위적인 금융 완화가 기록적인 엔저를 조장하고 있다는 미국의 거센 비판을 사전 차단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으로 풀이된다. 물가가 구조적으로 하락하던 디플레이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동원했던 제2차 아베 신조 정권의 특수 처방을 이제는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신호를 백악관과 국제 금융시장에 동시에 발신한 셈이다.

각료 릴레이 발언과 시장의 냉소


총리의 선언을 뒷받침하는 내각 주요 각료들의 발언도 줄을 이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지난 9월 29일 "다카이치 총리는 리플레이션 신봉자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통화 정책과 거시 정책을 조율하는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 역시 9월 25일 "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현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아베노믹스식 리플레이션 국면은 완전히 종료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채권과 외환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시장 참여자들은 거시 경제 전반에 여전히 넓은 의미의 리플레이션 장치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이나 유럽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와 비교해 일본은행의 긴축 보폭은 지나치게 느리며, 내각의 예산 집행 역시 대규모 경기 부양용 추경과 국채 발행을 반복하는 확장적 재정 틀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엔화 약세와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실질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2027년도 예산 시험대와 정책 반증


시장 전문가들은 각료들의 립서비스를 넘어 실질적인 정책 전환 여부를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연말 예산 편성을 지목한다. 정부가 말로는 탈리플레이션을 외치면서도 지출 규모를 줄이지 못한다면 엔저 유도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의 탈리플레이션 진정성 입증 여부는 연말 편성될 차기 회계연도 본예산의 국채 발행 억제와 실질 지출 구조조정 강도에 좌우된다. 재정 규율을 대폭 강화해 추가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일본은행이 거침없는 금리 정상화 경로를 밟아나간다면 시장의 정책 불신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는다.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은 "물가와 임금이 동반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과거의 과도한 부양책에 의존할 이유가 없다"라며 "연말에 구체화될 2027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도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시장의 신뢰를 지키는 정책 조합을 면밀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