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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상장해도 투자적격 신용등급 불투명…블랙스톤 전망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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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상장해도 투자적격 신용등급 불투명…블랙스톤 전망 후퇴

당초 연내 투자적격 등급 기대서 투기등급 BB 수준으로 예상 변경
2045년까지 AI 인프라에 8000억달러 이상 투자…차입 비용 상승 우려
앤스로픽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앤스로픽 로고.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인 사모투자회사 블랙스톤이 기존에 제시했던 낙관적인 신용등급 전망을 수정하면서 앤스로픽의 대규모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앤스로픽은 오는 2045년까지 AI 컴퓨팅 인프라에 8000억달러(약 1068조64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에 미치지 못하면 저금리 차입과 기관투자자 자금 확보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스톤이 앤스로픽의 상장 이후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투기등급인 더블B(BB) 수준의 신용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블랙스톤이 앞서 앤스로픽이 올해 안에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신용평가사들과의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전망을 수정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투자적격 기대에서 BB 등급 전망으로 변경


블랙스톤의 신용등급 전망 변경은 앤스로픽의 대규모 자금조달 사업인 '프로젝트 노스스타'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에게 전달됐다.

프로젝트 노스스타는 앤스로픽의 AI 반도체 사용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630억달러(약 84조1554억원) 규모의 금융거래다.

블랙스톤은 이 거래에서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금융을 제공한 은행들과 함께 관련 대출채권을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최근 몇 달 동안 투자 파트너들에게 앤스로픽이 연말까지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BB 등급대 또는 그 이상의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안내했다.

BB 등급은 일반적으로 투자적격보다 낮은 투기등급에 해당한다.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에 미치지 못하면 기업은 자금을 빌릴 때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할 수 있다.

일부 보험사와 연기금은 투기등급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제한돼 있어 앤스로픽이 접근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 자금도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이번 전망 변경이 신용평가사의 공식적인 등급 강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피치,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아직 앤스로픽에 대한 공식 신용등급을 발표하지 않았다.

◇상장 앞두고 8000억달러 투자계획…신용등급 중요성 커져


앤스로픽은 지난달 26일 IPO를 신청했으며 이달 중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 규모가 사상 최대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앤스로픽이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AI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투자 계획은 2045년까지 8000억달러를 넘는다.

이같은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면 주식 발행뿐 아니라 장기적인 차입 여건도 중요하다.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확보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고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층도 넓어진다.

FT에 따르면 앤스로픽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120억달러(약 149조6096억원)를 넘는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를 통해 약 1000억달러(약 133조5800억원)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앤스로픽이 추진하는 장기 투자계획의 규모를 고려하면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

FT는 앤스로픽이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신용도가 높은 반도체 공급업체의 보증 등에 계속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브로드컴 보증에 대규모 대출 성사…후순위 채권은 투기등급


프로젝트 노스스타는 앤스로픽이 구글의 반도체를 임차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거래다.

이 사업을 통해 앤스로픽은 1.5기가와트(GW) 규모의 반도체 연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월가 은행들은 지난주 해당 금융거래를 마무리했다.

이 가운데 420억달러(약 56조1036억원)를 넘는 선순위 대출에는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의 보증이 제공된다.

브로드컴은 구글과 함께 해당 반도체를 개발하는 업체로 높은 수준의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FT는 브로드컴의 높은 신용도가 앤스로픽의 대규모 자금조달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180억달러(약 24조444억원) 규모의 후순위 채권은 앤스로픽이 지급하는 장비 임차료를 상환 재원으로 한다.

선순위 채권은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후순위 채권보다 먼저 상환받을 권리를 갖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선호한다.

블랙스톤의 투자펀드들은 후순위 채권 가운데 90억달러(약 12조222억원)를 인수했으며 연 10%가 넘는 수익률을 적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높은 수익률은 후순위 채권 투자자가 부담하는 신용위험과 관련이 있다.

신용평가사 크롤채권평가사(KBRA)는 프로젝트 노스스타의 후순위 채권에 긍정적 전망을 동반한 BB+ 등급을 부여했다.

모닝스타 DBRS는 같은 채권에 BB 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KBRA의 이번 긍정적 전망은 약 4개월 전 유사 금융거래인 '프로젝트 빅스카이'에 부여했던 안정적 전망보다 개선된 것이다.

다만 이들 등급은 프로젝트의 후순위 채권에 대한 평가로 앤스로픽 자체가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공식 신용등급과는 구분된다.

◇앤스로픽 신용등급 우려에 기술주 매도세 확대


FT의 보도가 나온 지난달 30일 미국 기술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이날 3.5% 떨어졌다.

FT는 앤스로픽의 신용등급 관련 보도가 나온 뒤 미국 기술주가 장중 저점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다만 당시 시장은 이미 아마존과 인텔의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 확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따라서 기술주 급락을 앤스로픽 신용등급 전망만의 영향으로 볼 수는 없다.

미국 기술기업을 전문으로 운용하는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T에 "핵심은 신용시장에 접근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앤스로픽이 투자적격 등급을 받지 못하면 차입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앤스로픽과 경쟁사 오픈AI의 자금조달을 담당하는 은행들은 두 기업의 IPO 이후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신용평가사들과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앤스로픽과 블랙스톤, KBRA, 모닝스타 DBRS, S&P는 FT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피치와 무디스도 답변하지 않았다.

앤스로픽의 실제 신용등급은 향후 주요 신용평가사들의 공식 평가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FT는 투자적격 신용등급 확보 여부가 앤스로픽의 장기적인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차입 비용과 자금조달 선택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