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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임대아파트는 층간소음도 심해…이건 또 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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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임대아파트는 층간소음도 심해…이건 또 뭔 소리?

“능력이 부족해 좋은 집에 살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공기업에서 짓는 임대아파트 마저 날림으로 지어졌다면 누굴 믿고 살아야 하는 건가요.”(서울시 A임대아파트에 거주 중인 김모(33)씨)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며 대책마련에 국민 모두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가운데, 몇몇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유난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유인즉,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 SH.공사 등 공기업의 관리‧감독 하에 짓는 임대아파트가 일반 민간아파트에 비해 부실하게 지어져 층간소음이 더욱 심하다는 것.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전하는 성토의 목소리는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큰 평수가 많은 우리 단지는 조용한 반면, 소형 임대아파트가 많은 4단지‧6단지 등은 난리도 아니예요. 요즘 들어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층간소음 문제로 언성을 높이는 것을 자주 목격하는데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더라구요.”(서울시 구로구 천왕2지구 장기전세주택 입주자 김모(41)씨)

“임대아파트가 날림으로 지어졌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입주민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날림으로 지어지다 보니 층간소음은 당연히 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서울시 양천구 목동 현대아파트 거주자 강모(58)씨)

물론, 임대아파트가 날림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층간소음이 더 심하다는 그들의 주장은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를 놓고 왈가왈부 할 수도 없을 노릇이다. 하지만 임대아파트 부실시공에 대한 의혹도 꾸준히 제기 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정부와 관계기관의 면밀한 점검과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실 임대와 일반분양 주택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분양주택 기본형건축비와 공공건설임대주택의 표준건축비 자체에 차이가 있다 보니 질적 하락이 심화되고 주거수준의 형평성이 저해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임대아파트는 LH나 SH에서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짓는 것인데 공사비를 최소화 시켜 이윤을 창출해야 시공자 입장에서 굳이 임대아파트를 일반아파트와 동일하게 지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한 업계관계자의 반문에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보편적 주거복지’를 강조하며 임대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외치고 있는 박근혜 정부와 ‘소셜믹스’를 부르짖으며 임대아파트 차별을 없애겠다는 서울시. 부실하게 지어진 임대아파트를 많이 공급해 봐야 무슨 소용이고, 이미 스스로 차별해 지은 아파트를 뒤늦게 섞어본들 무엇이 달라질까.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아울러 만약 정말 임대아파트가 날림으로 지어졌다면 이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이를 관리‧감독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일전에 전문가들이 모인 한 회의석상에서 A공기업 관계자는 임대아파트 부실시공과 관련해 책임없는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바 있다. 본인들은 절대 부실시공을 하지 않는다면서 그가 고작 한다는 말은 “많이 배우지 못한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괜한 트집이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헌법에도 보장된 행복추구권을 빼앗으려는 자들은 ‘일벌백계(一罰百戒)’로 엄히 다스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