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시 직후 중국민생은행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하이 증권시장에서 이날 한때 9.12위안으로 전일 대비 3.70% 폭락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후강퉁을 통해 중국민생은행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중국민생은행은 이 공시에서 마오샤오펑 행장의 사임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마오 행장이 사정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설이 널리 유포되어 있다.
미국에 서버를 둔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은 최근 “민생은행의 마오 행장과, 이사장을 역임한 둥원뱌오(董文標) 전국공상연합회 부주석 겸 전국 정협 경제위원회 부주석이 조만간 중앙기율검사조사위로부터 구금상태로 조사받는 이른바 '쌍규'(雙規)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마오 행장은 이미 부패 혐의 등으로 낙마한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관측된다고 이 언론은 덧붙였다.
명경신문망은 이어 중국민생은행은 둥 부주석 시절부터 고위 관료들과의 정경유착이 여러 차례 적발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둥 부주석은 처가의 인맥으로 금융계에 진출한 후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등 고위직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들의 자산을 늘려주는 것은 물론 그 부인들도 허위로 고위직 명단에 올려 거액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그 포섭대상에는 덩샤오핑(鄧小平)과 천이(陳毅) 집안 등 당대 세력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둥 부주석은 처가의 인맥으로 금융계에 진출한 후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등 고위직들과 친분을 쌓고 나서 이들 명문 권력가의 재산을 수억 위안(수백억원)으로 불려주고 그 부인들에게는 허위로 고위직 명단에 올려 출근하지 않는데도 월급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링 전 부장의 부인 구리핑(谷麗萍)도 민생은행의 고액 월급 지급대상인 이른바 '부인 구락부' 명단 상위에 올라있는 것으로 보도되고있다.
중국 금융계는 이번 마오 행장에 대한 조사가 금융계에 만연한 정ㆍ경 유착과 부패 관행에 대한 전면 개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경우 민생은행뿐 아니라 중국 금융기관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민생은행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와 관련, “마오 행장의 낙마는 은행의 경영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