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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달러 이하 '자력조달형' 테러 급증…정보 파악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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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달러 이하 '자력조달형' 테러 급증…정보 파악 어려워져

파리 테러와 같은 유럽 내 테러의 대부분이 1만 달러(약 1159만5000원) 이하의 소액으로 이루어지며 자금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자력 조달형' 테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지은 '지하드 존'으로 이름 붙여진 이슬람국가(IS)의 복면 인질 참수요원의 모습. / 사진 = 뉴시스
파리 테러와 같은 유럽 내 테러의 대부분이 1만 달러(약 1159만5000원) 이하의 소액으로 이루어지며 자금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자력 조달형' 테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지은 '지하드 존'으로 이름 붙여진 이슬람국가(IS)의 복면 인질 참수요원의 모습. / 사진 =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파리 테러와 같은 유럽 내 테러의 대부분이 1만 달러(약 1159만5000원) 이하의 소액으로 이루어지며 자금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자력 조달형' 테러가 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이니치신문은 24일 노르웨이 국방부 방위연구소(이하 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최근 테러들의 자금이 "구성원의 저축이나 금융 대출 등 '합법적인 자금'으로 충당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정보당국의 테러 활동 파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소는 1994년부터 2013년까지 유럽에서 계획된 테러 사건 40건을 재판자료 등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 75%에 해당하는 30건의 테러 비용은 1만 달러 이하였으며 2만 달러(약 2319만원)를 넘는 사건은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열차 폭파 테러 등 3건 뿐이었다.

2010년 발생한 덴마크인 풍자 만화가 습격사건 등 3건의 경우는 흉기 구입비용을 모두 포함해도 합계 100달러(약 11만5950원)에 미치지 못했다.

2001년 발생한 미국 동시다발 테러에서는 범행에 약 40만~50만 달러(약 4억6380만~5억7975만원)의 비용이 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파리에서 1월에 발생한 샤를리 에브도 사와 유대계 슈퍼마켓 습격 사건은 1만~2만 달러(약 1160만~2319만원)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금액은 금융 대출이나 중고차 매각 비용으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인 경우엔 자금 조달도 용이하다. 연구소에 따르면 조사대상 조직의 58%는 저축이나 월급 등 조직 구성원 자신의 '자기자산'을 자금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절도 나 강도' 및 '불법매매'로 자금을 충당한 조직은 30% 이하였다. 해외 조직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경우는 조사대상의 25%에 그쳤으며 48%는 전액을 자체 조달했다.
전액을 자체 조달한 조직의 비중은 1994~2001년 0%였으나 2002~2007년에는 44%, 2008~2013년에는 61%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유럽에서 주류인) 소규모 조직 및 개인에 의한 테러는 인건비나 조직 유지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비용이 저렴해 자금조달이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테러에 사용하는 폭발물은 인터넷에서 제작방법을 검색하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자동소총도 수백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러한 무기들만 갖추면 곧바로 사회 불안감을 조장하는 테러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FATF의 분석이다.

FATF는 "불법 활동은 중요한 자금원이지만 합법, 자력형 자금 조달의 증가에 유의해야 한다"며 정부당국의 감시 강화를 요구했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