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미국시장서도 통했다…지난달 벤츠 E-클래스 제치고 2위

현대차의 대형 세단 제네시스(DH)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걸 입증했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2532대가 판매돼 2362대가 팔린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를 제쳤다. 미국 중형 고급차(MID LUXURY)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차급 2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선전은 1위를 차지한 BMW 5-시리즈(2758대)와의 격차가 불과 200여대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 1세대 제네시스(BH)로 미국 고급차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2008년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2009년에는 4위로 뛰어올랐지만 이후 지난해까지 3∼8위 사이를 오르내렸다.

2세대 제네시스(DH)는 달랐다. 지난 2월 전년 대비 13.4%, 전월 대비 62.4% 늘어난 2532대가 판매돼 사상 처음으로 벤츠 E-클래스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우뚝 올라섰다.

벤츠의 E-클래스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단 한 차례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물론 E-클래스가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네시스의 돌풍이 성급한 판단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예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제네시스(DH)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고급차'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현대차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 등 독일 프리미엄 모델을 경쟁상대로 삼아 개발했기 때문에 제네시스(DH)는 탄탄한 하체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핸들링, 편안함과 정숙성까지 지닌 새로운 개념의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제네시스(DH)는 안정성도 인증받았다. 미국 고속도로보험안전협회(IIHS)에서 시행한 충돌시험에서 제네시스(DH)는 승용차 최초로 29개 부문 전 항목 만점을 획득했다.
제네시스(DH)의 성공에 탄력을 받은 현대차는 이 차명을 그대로 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하고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최상위 모델인 EQ900(현지명 G90)을 처음 선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2월의 놀라운 성과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제네시스가 럭셔리 차종들과의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제네시스(DH)의 차명을 G80으로 변경하면 고급차 이미지가 더 확실하게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