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가능성 높였다…안정성 개선한 효소 모방물질 개발

KAIST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를 조기 진단할 수 있게 도와주는 효소 모방물질을 개발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이 대학 이진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그래핀을 기반으로 과산화효소의 선택성과 활성을 모방한 나노단위 크기의 무기 소재(나노자임·Nanozyme)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 조기진단은 인지기능과 연관된 아세틸콜린 확인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팀은 아세틸콜린을 시각적으로 민감하게 확인할 수 있다면 신속하게 진단하고 대응 치료에 들어갈 수 있다는 데 착안한 연구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효소는 이 같은 반응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몸 속 다양한 화학 반응에 촉매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산화효소의 경우 아세틸콜린이 배출하는 과산화수소와 반응하면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시각적 판단 기준이 된다. 하지만 효소는 안정성, 생산성이 낮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효소의 특성을 정확히 모방하는 나노물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효소를 모방하는 나노물질은 활성을 모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원하지 않은 다른 부가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효소를 대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기존의 과산화효소 활성이 높은 물질은 과산화수소가 없는 상황에서도 색이 변하기 때문에 검출 물질이 없어도 발색이 되는 단점이 있다.

이 교수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과산화효소 활성만을 선택적으로 모방하는 질소와 붕소가 동시에 도핑된 그래핀을 합성했다. 이 그래핀의 경우 과산화수소 활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다른 효소 활성은 거의 증가하지 않아 과산화효소를 정확하게 모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적 내용을 계산화학을 통해 증명했으며 새롭게 개발한 물질을 이용해 아세틸콜린을 시각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아세틸콜린은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과 관련이 높아 연구팀의 효소 모방물질을 이용하면 향후 질병 진단 및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김문일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 교수, 곽상규 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팀과 공동으로 이뤄졌으며 김민수 박사가 1 저자로 참여했다.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3월 25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질소와 붕소가 동시에 도핑된 그래핀: 민감하고 선택성이 있는 바이오에세이에 사용되는 자연의 과산화효소를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 N and B Codoped Graphene: A Strong Candidate To Replace Natural Peroxidase in Sensitive and Selective Bioassays )다.
이진우 교수는 “효소 모방 물질은 오래되지 않은 분야이지만 기존 효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잠재성 때문에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효소의 높은 활성 뿐 아니라 선택성까지 가질 수 있는 물질을 합성하고 알츠하이머의 진단 마커인 아세틸콜린을 효과적으로 시각적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안재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em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