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리뷰]KT 슈퍼VR 사용기…"무더위·장마철, 집밖은 위험해" VR 쓰고 가상 세계로 피서하기

공유
0

[리뷰]KT 슈퍼VR 사용기…"무더위·장마철, 집밖은 위험해" VR 쓰고 가상 세계로 피서하기

덥거나, 습하거나. 한 여름 무더위와 장마철이 겹친 꿉꿉한 주말, 밖을 나가기보단 집 안에서 시원한 주말을 보내고 싶었다.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도 수십 번. 새로운 놀거리를 찾던 중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즐겨보기로 했다. 지난 6월 새로 출시된 KT의 슈퍼VR을 택했다. 머리에 쓰는 VR 단말(HMD)과 리모콘을 챙겨왔다. 슈퍼VR의 단말 기종은 중국 VR단말 제조사 피코(Pico)의 G2 4k 제품이다. 선 연결 없이 무선으로 작동되고, 스마트폰을 단말 앞에 붙일 필요도 없어 편했다. 무게는 278g으로,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다. 실제로 기기 사용시간 내내 무겁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KT 슈퍼VR 리모콘과 단말.이미지 확대보기
KT 슈퍼VR 리모콘과 단말.
KT슈퍼VR 단말 안쪽 렌즈.이미지 확대보기
KT슈퍼VR 단말 안쪽 렌즈.

HMD를 머리에 쓰기 전, 일단 스마트폰 앱 마켓에서 슈퍼 VR 앱을 다운받은 후, 계정에 로그인했다. 단말 아래쪽 전원 버튼을 누른 후, 머리에 썼다. 단말 안쪽 렌즈에 슈퍼VR 기본 화면이 떴다. VR이 만든 가상현실 속에선 이용자들은 열기구에 올라타 있게 된다. 저 멀리 시야에 산과 마을이 보였다. 고개를 위로 쳐들자 열기구 불이 타오르고 있다. 눈 앞에는 내가 즐길 콘텐츠들의 섬네일 화면이 펼쳐져 있었다. 정면에 보이는 섬네일을 리모콘으로 이리저리 둘러보며 뭘 할까 눌러보다, KT VR 워치 섬네일을 선택했다.

KT 슈퍼VR 홈 화면. 가상세계에서 사용자는 열기구에 올라타 중앙에 보이는 콘텐츠 섬네일을 살펴볼 수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KT 슈퍼VR 홈 화면. 가상세계에서 사용자는 열기구에 올라타 중앙에 보이는 콘텐츠 섬네일을 살펴볼 수 있다.

2D, 3D 영화, 영상 콘텐츠가 들어 있었다. 이중 3D 아이콘이 붙은 '프리 웨일(Free Whale)'이란 영화를 클릭했다. 시야가 캄캄하게 바뀐 후 나는 어느새 또 다른 가상세계에 도착했다. 보통 영화가 네모난 화면 안에서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가는 방식이라면, 이번 영상에서는 내가 직접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영상 속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을 따라가야 했다. 마치 실제 영화 속 상황에 같이 처해있는 느낌이었다. 영화의 몰입감과 생생함이 배가됐다. 이전에 체험해본 VR단말들은 영상 화질이 네모난 픽셀모양으로 깨져서 나오거나 영상 가장자리가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있었는데, 이번 단말은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4k급 818ppi(인치당 화소수)영상을 구현한다더니, 화질 역시 깨끗했다.

짧은 영상을 모두 감상한 후, 이번엔 일반적인 2D 영화를 선택했다. 넓은 화면으로 감상이 가능하다는 '와이드맥스' 아이콘이 붙은 영화 '창궐'을 클릭했다. 사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랑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VR 렌즈를 통해 시야 한 가득 화면이 가득 채우는 반면, 주변은 어두워져 실제 영화관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화질 역시 정말 깨끗했다.

앉아서, 또 누워서 영화를 시청하고 나니, 더 활동적인 체험을 해보고 싶었다. 베이스볼킹스(Baseball Kings)라는 야구게임에 접속했다. 1인 플레이 모드를 선택, 게임은 시작됐다. 나는 타자가 돼 있었다. 손에 쥔 리모콘이 배트였다. 앞의 투수가 던지는 공을 리모콘을 휘둘러 받아 쳤다. 처음엔 앉아서 게임을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승부욕이 생겨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스마트폰 게임이나 TV에 연결해서 즐기는 콘솔 게임보다 몰입감이 더 좋았다.

KT슈퍼VR을 통해 체험한 공포VR게임 매드룸.이미지 확대보기
KT슈퍼VR을 통해 체험한 공포VR게임 매드룸.

야구를 실컷 한 후 열을 식히고 싶었다. 이번엔 '매드 룸(Mad Room)'이라는 공포 게임에 도전. 게임이 시작되자 마자 나는 어두운 방 안에 갇혔다. 좀 전까지 야구배트였던 리모콘은 이번엔 손전등이 됐다. 3D VR 효과로 까맣게 암전된 으스스한 방 안 느낌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고개를 위아래 양 옆으로 마구 휘두르며 주변을 살피는데, 갑자기 옆 거울에서 귀신이 등장했다. 너무 놀라서 "으악!" 비명을 질렀다. "조용히 해!" 방 밖의 가족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가상 게임에도 이렇게 놀랄 수 있는 건가. 헛웃음이 났다. 머리에 쓴 단말을 벗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무료했던 주말 오후가 훌쩍 지나갔다.

■ VR 단말 편의성↑ 배터리용량은 적은 편…여름 맞아 '호러 VR 특집관' 개설해

KT 슈퍼VR은 KT에서 내놓은 첫 번째 구독형 VR 콘텐츠 서비스로, 무선 독립형에 4k급(818ppi) HMD를 기반으로 편리한 사용성과 생생한 화질을 제공해주는 장점이 있다. 화질과 렌즈 성능 개선으로 눈부심이나 산란 현상도 크게 줄어든 느낌이다. 이전 모델인 기가라이브TV의 단말의 3k급 보단 확실히 영상이 깨지거나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확실히 스마트폰을 단말에 부착할 필요가 없어 번거롭지 않았고, 단말 무게도 사용할 동안 무리가 올만큼 무겁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리모콘 역시 조작법이 간단했고 원활하게 작동됐다. 다만, 배터리 용량은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라는 느낌. 총 3500mAh로 동영상 시청시 약 3시간 가능한 수준이지만, 용량이 높은 3D VR 영상과 게임 플레이를 병행하니 실제 사용시간이 더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VR단말을 쓰면 나타나는 멀미하는 듯한 느낌은 화질과 렌즈 성능 개선으로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사용자별로 체감도는 다르니 구입할 의향이 있다면 한 번 시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말은 일부 KT 매장에서 시연할 수 있다. KT 웹페이지에서 지역별 체험존 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콘텐츠를 살펴보자. KT VR 워치, 아프리카tv, VRIN, 바스타 라이브, 올레tv모바일 등에서 영화, 드라마, 예능 등 3D VR콘텐츠에서부터 일반 2D 영상까지 모두 시청할 수 있다. 스포츠, 슈팅, 공포, 리듬액션, 아케이드, 퍼즐 등 종류별 게임도 제공된다.

또 최근 인기를 모으는 멀티엔딩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사용자가 영상에서 제시하는 질문에 답을 하면, 그 답의 방향대로 콘텐츠의 결말이 바뀌여 여러 버전의 결말이 나오는 방식의 신개념 콘텐츠로,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에서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KT는 문화콘텐츠 제작사 '바른손'과 협력해 이같은 멀티엔딩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있다. 최근엔 호러 VR 특집관이 개설됐다. 4k 고화질 VR 흉가체험, VR 영상으로 제작된 공포, 스릴러 영화들의 감상이 가능하다. 무덥고 습한 여름 날씨, 집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 반, 심심하다는 생각 반에 고민된다면, 슈퍼 VR로 가상 세계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