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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경쟁사의 케이블TV M&A 헐뜯기…'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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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경쟁사의 케이블TV M&A 헐뜯기…'내로남불'

과기정통부 ‘방통기업 M&A토론회’서 점유율 신경전
KT, ‘경쟁제한성’ 들며 SKT·LG유플러스 M&A ‘견제구’
SKT, 지배력 전이론 반박…LG U+ CJ헬로 알뜰폰 ‘우려’
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알뜰폰 시장 영향 없을 것”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 모습. (사진=박수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 모습. (사진=박수현 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는 알뜰폰 활성화 정책 무효화할 것이다.…SKT 시장지배력 강화로 소비자 후생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배한철 KT상무)

"지배력 전이 논리는 그만 두라…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하위 사업자 중 가장 경쟁력 있는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무력화해 이득을 보려는 것이다." (이상헌 SKT 상무)
"LG유플러스와 CJ헬로비전 점유율을 합쳐도 21%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 합병시 경쟁제한성 저해하는 시장지배력 전이 여부를 엄격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이통 3사 관계자들이 각 사가 추진 중인 케이블방송업체와의 M&A에 대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그야말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공방을 벌였다. 즉 내 회사의 유선방송TV업체 인수합병(M&A)은 로맨스요, 경쟁사의 M&A는 불륜이라는 식이다. 배경엔 이통시장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이 숨어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이통3사 관계자들은 각 사의 M&A에 대해 비판과 반박을 거듭했다. KT는 시장지배력 강화로 인한 경쟁제한성을 근거로 LG유플러스와 SKT의 M&A를 모두 저격했다. SKT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에 반대 입장을 재차 드러내는 한편, 1위사업자의 시장지배력 전이에 대한 KT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LG유플러스는 SKT와 KT가 걸고 넘어진 CJ헬로의 알뜰폰사업 인수에 대해 ‘알뜰폰 사업에 영향이 없다는 의견’을 또 다시 강조했다.

현재 SKT는 티브로드와,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 각각 M&A를 추진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 신청을 제출한 상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KT는 딜라이브와 M&A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문제가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어 다음달에나 결말이 날 예정이다. 이에따라 KT는 국회 합산규제 재 발동시 합병결과가 33.3%(합산규제 제한선)를 넘어서게 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망하고 있다. 본격 M&A추진은 '아직'인 상황이다.

■ KT, "SKT·LG유플러스 M&A, 경쟁제한성, 소비자 후생 고려하면 우려스럽다"


이날 토론회에서 배한철 KT 통신정책2담당 사업협력부문 상무는 SKT와 LG유플러스가 추진 중인 M&A가 경쟁 제한성과 소비자 후생 관점에서 더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배 상무는 “CJ헬로는 알뜰폰 기업 최초로 LTE 서비스를 시작하고, 반값요금제를 시행하는 등 독행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유일한 경쟁자로 성장했다”면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인수할 경우 정부가 지난 10년 간 추진해온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무효화될 수 있다고 본다”며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에 우려를 표시했다.

아울러 배 상무는 SKT의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이 강력한 데다 자회사와의 결합 서비스로 해당 시장 점유율을 다른 사업부문으로 확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SKT는 티브로드와의 결합으로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돼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SKT는 대외적 수치만 보면 점유율은 하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알뜰폰과 IPTV의 성장으로 인한 착시일 뿐 실제로 SKT의 점유율은 여전히 이통시장에서 5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송통신시장이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결합상품이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SKT는 2010년부터 이동통신 다회선 할인 상품과 SKB 초고속인터넷IPTV 결합상품을 통해 이동시장의 지배력을 다른 산업군으로 전이하고 있다”면서 “결합상품 판매에 따른 지배력 전이는 가입자 고착화로 인한 선택권 제한과 단품 가격 경쟁과 요금 인상에 따른 소비자 후생 저해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 SKT "지배력 전이론 언급 그만…LG유플러스 CJ헬로 알뜰폰 사업 무력화로 이득 볼 것"


이에 대해 이상헌 SKT 정책개발실장(상무)은 “시장 지배력 때문에 이동통신 점유율이 초고속 인터넷으로 전이될 것이라 했지만, 현재 초고속인터넷과 유료방송의 경우 KT나 LG유플러스가 더 앞서 있으며, (SKT는) 3위인 상황”이라며 지배력 전이론을 내세운 KT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어 그는 “LG유플러스는 업계 3위로, 알뜰폰 업계 1위이자, 이동통신 하위 사업자 중 가장 경쟁력 있는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무력화해야 자사 점유율 확보에 큰 이득을 볼 것”이라면서 “실제로 CJ헬로가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때마다 가장 견제를 많이 한 기업이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라고 주장하는 등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 LG유플러스 "다른 이통사 문제 제기 의도 의심스럽다…SKT-티브로드 합병으로 경쟁제한"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강학주 LG유플러스 CRO CR 정책담당(상무)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점유율을 합치면 21% 정도에 불과한데, 타당한 가정으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CJ헬로 알뜰폰 인수가 알뜰폰 시장 저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며 SKT와 KT의 견제에 방어하는 입장을 보였다. 강 상무는 “CJ헬로와의 인수합병을 통해 오히려 시장 1위 사업자를 자극해서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면서 “알뜰폰 사업자들과의 상생 정책과 지원책을 마련해 관련 사업 계획을 정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재 망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지금까지 이동통신알뜰폰 시장에서 요금경쟁에 가장 소극적 행보를 보인 SKT가 알뜰폰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SKT-티브로드 흡수합병으로 촉발될 시장지배력 전이 훼손 문제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KT 역시 현재 알뜰폰 망 도매 제공 1위 업체로, 점유율 뺏기는 것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며 다른 이통사들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이어 강 상무는 “M&A에 따른 경쟁제한성 여부와 방송의 공적책임 확보 여부 두 가지를 볼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합병은 시장지배력 전이 측면을 엄격하게 시행해야 한다”면서 “전국사업자인 IPTV와 지역사업자의 케이블 간 흡수합병에 따른 지역성다양성 보장 여부를 엄중하게 심사해야 한다”면서 SKT-티브로드 M&A에 견제구를 던졌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