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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열전] “물(水) 만난 ‘오리온’”…25조 원 규모 中 생수시장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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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열전] “물(水) 만난 ‘오리온’”…25조 원 규모 中 생수시장 공략한다

고기능성 제주산 ‘미네랄워터’로 국내 생수시장까지 노려

오리온홀딩스가 올해 8월 18일 출원한 제주 용암수 상표=사진=키프리스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오리온홀딩스가 올해 8월 18일 출원한 제주 용암수 상표=사진=키프리스 캡처

국내 생수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물을 사 먹는 것이 트렌드 되면서 웬만한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생수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온·오프라인 채널을 막론하고 포화된 시장에서 그나마 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2014년 604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1조1524억 원으로 4년 동안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닐슨 데이터 기준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제주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가 39.8%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12.3%), 농심 백산수(8.4%)가 뒤를 이었다. 해태음료 ‘평창수’와 동원F&B ‘동원샘물’, 풀무원 ‘풀무원샘물’ 등도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도 예외는 아니다. 이달 초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앞세워 저마다 몇십원 차이의 ‘쩐의 생수 전쟁’까지 벌였다.

이런 가운데 국내보다 더 수요가 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기업이 있다. 바로 오리온이다.

치열해 진 국내 생수시장에서 눈을 돌려 지난해 기준으로 25조 원대에 달하는 중국 생수시장을 겨냥해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 생수시장은 현지 로컬회사 80%와 해외 생수업체 20%로 나눠져 있다. 프랑스 ‘에비앙’과 이탈리아의 ‘페라렐레’, 피지의 ‘피지워터’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들을 보유한 회사들이 대거 포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오리온이 중국 생수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가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오리온 중국법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 보다 64.1%나 늘었다. 물론 대표제품인 초코파이를 비롯해 ‘꼬북칩’과 ‘큐티파이 레드벨벳’, ‘요거트 파이’ 등의 제품이 인기 얻은 것이 주요 요인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에게 오리온의 이미지가 좋고 이미 현지의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오리온은 중국 내에 다수의 할인점(MT)과 전통매장(TT)과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광저우·상하이·심천 지역에 전통매장 판매대 1만 대를 신규로 확보하고 기존 거래처였던 할인점 판매대도 1000개나 늘렸다. 온라인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오리온 중국법인은 제과상품을 알리바바, 티몰, JD.com 등 8개 업체에서 B2C(shop in shop)와 B2B 형태로도 판매 중이다.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단지에 위치한 오리온 제주 용암수 공장 조감도. 사진=오리온 이미지 확대보기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단지에 위치한 오리온 제주 용암수 공장 조감도. 사진=오리온


프리미엄급 생수라는 차별화도 오리온만의 묘책이다.

제주용암수는 화산암반층의 여과를 거치면서 다양한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오리온 측은 생수사업을 위해 2016년 11월 제주용암해수의 사업권을 보유한 제주용암수의 지분 57%를 인수했다. 이후 지분을 추가로 30%를 매입해 현재 지분율을 86.8%까지 늘렸다.

특허청 키프리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오리온은 2007년부터 ‘용암제주수’, ‘용암제주해수’라는 상표를 등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제주 용암수 오리온’, ‘오리온 제주 용암수’ 등의 상표를 잇따라 출원해 상품 출시가 임박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오리온은 현재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용암해수단지에 약 9000평 규모로 공장 외부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부 설비를 거쳐 11월 초 준공식을 열 예정이다. 시제품은 이미 생산되고 있으며 10월 말 공식 출시 행사를 연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판매 목표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오리온은 생수 사업을 통해 중국에서 이룬 초코파이 신화를 음료시장에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이런 가운데 LG생활건강은 울릉군과 공동으로 합작생수판매법인 울릉샘물을 설립해 생수 브랜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 청정 1급수인 울릉 추산마을에 용천수 생수공장을 착공해 내년 브랜드를 내놓고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울릉군은 2013년 추산용천수를 지역 대표 생수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샘물개발 허가를 취득했고 2017년 LG생활건강을 샘물 개발사업 민간사업자로 선정했다. 울릉군은 샘물개발허가권, 공장부지와 기반시설 제공, 각종 인허가 지원 등을 맡고 LG생활건강은 자본조달, 사업계획 수립 및 시행, 먹는 물 개발에서 제조·판매 등 사업 전반을 맡기로 했다.

농심의 경우에는 1059억 원을 투입한 인천 통합물류센터를 오는 11월 본격 가동하면서 기존의 평택항뿐 아니라 인천항으로도 백산수를 들여오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서울∙수도권 공략에 집중해 10%대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jddu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