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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셀트리온, ‘과도한 개발비’와 해외투자 확대에 유동성 압박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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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셀트리온, ‘과도한 개발비’와 해외투자 확대에 유동성 압박 확대


셀트리온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셀트리온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2017년 말 기준으로 셀트리온의 총자산에서 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6.7%, 2018년 25.2%, 2019년 3분기 24.4%로 매년 1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자료=전자공시. 단위:억원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말 기준으로 셀트리온의 총자산에서 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6.7%, 2018년 25.2%, 2019년 3분기 24.4%로 매년 1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자료=전자공시. 단위:억원
과중한 개발비와 적극적인 해외 투자가 셀트리온 실적에 발목을 잡고 있다. 신약개발과 해외 투자를 추진하면서 연구개발비 증가와 유·무형자산 투자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영업수익성은 줄어들고 현금흐름도 저조한 수준에 머물면서 차입부담 확대 등 재무안정성은 떨어지고 있다.

7일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총자산에서 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6.7%, 2018년 25.2%, 2019년 3분기 24.4%로 매년 1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산화되는 연구개발비의 비중도 2017년 74.4%, 2018년 68.6%, 2019년 3분기 58.4%로 소폭 감소했지만, 그룹 자산규모 대비 높은 수준이다.

지난 11월 나이스 신용평가는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및 해외진출 노력의 득과 실' 보고서를 통해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주요 제품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판매허가를 받음에 따라 이와 관련된 수출물량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국내 제약기업들의 수출액은 2010년 1조8000억 원에서 2017년 4조6000억 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 국내 생산액 대비 비중도 동기간 15.7%에서 20.4%까지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업계의 적극적인 해외 투자에는 정부의 약값 규제와 고부가제품 시장변화 등 구조적 문제가 그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제약산업은 신약개발보다 제네릭, 내수 위주로 자체적인 영업력에 기반한 성장 전략을 펼쳤지만 현재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를 통한 신약개발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을 공략하고 있다. 신약개발과 해외 진출에 올인하다 보니 이전 대비 유형자산 투자는 큰 폭으로 확대됐다. 또 연구개발 관련 무형자산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신약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미국 FDA의 cGMP 수준에 부합하는 생산설비를 필요로 하고 기술수출 과정에서도 설비경쟁력이 중요한 평가요소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미국시장에서의 인플렉트라의 부진한 성적표와 유럽시장에서 램시마의 급격한 가격하락은 셀트리온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2019년에도 실적부진은 이어지면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23% 감소한 2350억 원, 834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 매출은 연결 기준으로 2891억 원, 영업이익은 1031억 원을 기록하면서 소폭 반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영업이익은 40.1% 증가했다. 3분기부터 마진율이 양호한 램시마 SC와 트룩시마 위주의 제품군으로 실적이 발생하고, 올해 876억 원 단일판매 공급계약 체결한 테바사의 CMO 매출이 발생했다.

문제는 매출액 대비 과도한 연구개발비와 유·무형자산 투자가 셀트리온의 영업수익성과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의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7년 마이너스(-) 2451억 원, 2018년-1931억 원, 2019년 3분기 -1252억 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유동성 장기 부채 증가로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악화했다. 2017년 –963억 원, 2018년-1981억 원 2019년 3분기 -780억 원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이자지급 비용으로 나간 돈은 2017년 223억 원, 2018년 201억 원, 2019년 3분기 132억 원이다.

자금 지출은 확대되는 반면 연구개발비 부담은 늘고 있어 이에 따라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EBITDA는 2017년 6058억 원에서 2018년 4655억 원, 2019년 3분기 3805억 원으로 감소했다. 그 결과 유·무형자산투자/EBITDA는 100%를 웃돌고 있으며, 잉여현금흐름상 자금부족도 지속되고 있다.

이재윤 나이스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일부 제약기업들이 신약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해 지불한 기회비용은 상당한 수준이다"면서 "최근 들어 신약개발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기대수익률이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임상시험 중단·지연, 기술수출 반환, 신약 품목 취소 등으로 신약개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신약개발을 활발히 추진해온 제약기업들의 경우 중단기적으로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면서 "신약개발과 해외 진출 성공을 바탕으로 영업수익성 개선, 시장 신뢰도 향상을 통해 확보한 추가적인 재무적 여력을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의 성장성 추이.자료=에프엔가이드
셀트리온의 성장성 추이.자료=에프엔가이드
■투자지표... 성장성 안정성 주춤, 수익성 보통

셀트리온의 올해 9월 연결실적 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수익성은 보통인 반면 성장성, 안정성은 모두 보통 이상으로 평가된다.

레버리지(부채성) 비율의 척도인 유동비율은 보통이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올해 9월 기준 283.1%다.

1년 이내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인 유동자산은 1조7788억 원으로 유동비율은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부채를 갚을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유동부채는 6282억 원이다.

재무 안정성은 유동비율이 클수록 증가하고 작을수록 감소한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35.0%로 부채비율이 200% 아래면 재무안정성이 보통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셀트리온의 부채는 9819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2조8089억 원이다.

매출액은 올해 3분기 745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늘었다. 다만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기준인 3.5%보다는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263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5% 감소했다.

수익성 비율로 매출에서 얼마만큼의 이익을 내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59.6%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영업수익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51.0%다. 영업이익률은 35.4%로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은 보통이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7.4%다.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ROE는 10.3%로 지난 2018년 말 10.8%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ROE는 기업이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본 활용도 즉, 증권업계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지표다. ROE가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에 비해 그만큼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효율적 영업활동을 했다는 의미다.

■기업개요

2002년 의약품 CMO(위탁생산) 사업으로 시작한 셀트리온 그룹은 항체 의약품을 만드는 생명공학 기업이다. 셀트리온 그룹은 전 세계 38개 유통 파트너사를 보유, 현재 115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주요제품인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모두 시판허가를 받았다. 2014년 유럽 시장에 출시 이후 2018년 3분기 IMS Health data 기준으로 램시마는 56%, 트룩시마는 35%, 허쥬마는 6% 순으로 유럽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는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36%를 기록했다.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도 각각 점유율 20%, 22%를 보였다.

셀트리온 그룹의 생산 사이트는 송도에 위치한 5만 리터급의 제1공장과 9만 리터급의 제2공장이다. 지난 2월 582억 원 규모의 피하주사 제형 생산을 위한 PFS라인 증설 투자를 결정하고 현재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 내 라인을 증설 중이다. 해당 생산시설은 2020년 말 증설 완료 예정으로, 먼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수요가 기대되는 SC제형 제품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셀트리온 그룹은 램시마 SC부터 본격적으로 직접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제품 개발부터 유통까지 전 밸류체인(value chain)을 완성하는 글로벌 리딩 바이오 제약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설명이다. 올해부터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직판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램시마 SC가 유럽에서 정식으로 시 판허가를 획득했다"면서 "이로인해 일반적인 바이오시밀러와는 달리 특허로 독점 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으며, 가격 또한 오리지널의약품 가격하 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선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2020년 중반 염증성장질환(IBD) 적응증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램시마 SC의 시장 확대는 시간문제"라고 예상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