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행장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15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윤 행장과 노조 사이에 불화가 지속되고 있고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 환매 중단 등 악재가 겹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겪으며 윤 행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에서는 US핀테크글로벌채권의 손실률이 최대 6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환매 중단으로 200여 명의 고객이 약 695억 원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디스커버리운용은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씨가 대표를 맡은 곳으로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 고객들은 권력형 비리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장 대사는 기업은행이 US핀테크글로벌채권을 판매하던 2017년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는 2017년부터 판매했지만 상품 판매에 대한 협의는 2016년부터 해 온 것”이라며 “장하성 대사는 상품판매가 결정된 후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운용 펀드 피해고객들은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며 지난 7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윤 행장은 피해 고객들의 항의에 대해 취임 100일 기념 서면 간담회를 통해 답변을 했다.
디스커버리운용 펀드는 윤 행장이 임명되기 전 발생된 문제지만 기업은행장 임명 당시부터 논란이 된 노조와의 대립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윤 행장은 지난 1월 2일 임명돼 다음날인 3일 임기가 시작됐지만 임기 첫날부터 노조에 막혀 출근을 하지 못했다. 당시 노조는 윤 행장을 문재인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임명 철회 요구와 함께 출근 저지 투쟁을 했다.
지난 1월 27일 금융당국과 윤 행장, 노조가 만나 극적으로 협의를 이뤄내면서 29일 공식 취임하면서 노조와의 갈등이 봉합되는 듯 보였으나 또다시 노조와 대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위반을 이유로 노조가 윤 행장을 고발한 것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3월 근로기준법과 산별 단체협약에 기준근로시간과 초과근로제한이 명시돼 있는데도 은행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윤 행장을 고발했다.
당시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로 국가적 재난 상태다. 기업은행은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고자 6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 영업점은 하루 수십 건에서 많게는 100여 건의 코로나 19 관련 대출 업무를 처리 중”이라며 “해당 업무만으로도 근무시간이 모자랄 정도지만 은행은 기존 이익 목표를 조정하지 않는 것은 코로나 19로 긴급 자금이 필요해 찾아온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각종 금융상품을 가입시키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시간이 모자란 직원들은 편법으로 야근하거나 퇴근 후에도 대출서류를 집으로 들고 가 업무를 하고 있으며 이는 명백한 불법이고 결과적으로 코로나19 금융 지원을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노조가 주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해 고발을 한 것은 맞다”며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노조와의 대립에 대해 “여러 사정이 있지만 노동조합은 은행 발전과 직원 행복을 위해 같은 배를 타고 가는 파트너”라며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도 더 많이 소통하며 건설적인 노사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